◀앵커▶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중대선거구제.
왜 이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나왔을까요?
소수 정당이나 정치 신인들의 의회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정치개혁의 중요한 잣대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대구시의회는 중대선거구를 또다시 무산시켰는데, 16년 동안 다섯번째입니다.
지방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막고 있기 때문인데, 그만큼 지방자치는 멀어지고 있습니다.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4인 선거구를 포함한 중대선거구 안'을 2006년 지방선거 때부터 16년에 걸쳐 5번 제시했습니다.
대구시의회는 그때마다 2인 선거구로 쪼개 무산시켰습니다.
이번에도 선거구 획정위에서 결정한 4인 선거구 7개, 5인 선거구 1개 가운데 각각 1개씩만 신설하고 모두 2인으로 나눠버렸습니다.
신설된 4~5인 선거구 2곳도 대구시의회가 결정한 게 아닙니다.
국회에서 시범지역으로 정해 2인 선거구로 나누고 싶어도 손을 댈 수 없어 놔둘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대구시의회는 왜 번번이 4인 대신 2인 선거구를 고집할까?
중대선거구가 늘어날수록 소수정당이나 정치 신인 당선이 늘어납니다.
그만큼 일당 독점 구도에 균열 가능성은 커집니다.
그렇다 보니 조직을 잃지 않으려는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공천권을 무기로 4-5인 선거구 신설을 막고 있는 겁니다.
◀국민의힘 관계자▶
"기초는 (공천) 접수는 받는데 우리 공관위가 제일 마지막 공심위 기관이니까 당협(국회의원)에서 책임져서 책임하에 (공천) 해당자를 올리면 시·도당에서는 통과만 시켜주는 그런 개념이죠."
이 때문에 법적 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 권한을 강화하거나 기초의원 정당 공천 폐지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법안을 개정해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정한 안대로 의결되도록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요. 정당 공천제 폐지를 하거나 전면적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면 (개선될 것입니다.)"
지방자치의 가장 기초가 되는 지방의회가 국회의원에 좌지우지되면서 중대선거구제는 2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고 지방자치는 설 곳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 이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