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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피가 모자라요" 겨울철 헌혈 '뚝'···'고등학생·대학생 피'에 의존


겨울철 헌혈 '뚝'···혈액 보유량, O형 2.5일·A형 2.6일분 밖에 없어
고등학교와 대학교의 겨울방학 기간인 1~2월이면 국내 헌혈 건수가 크게 감소합니다.

단체 헌혈이 크게 줄고, 개인 헌혈자들의 발길도 뜸해지기 때문이죠.

2024년 1월 12일 오전 11시 기준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 혈액원이 보유하고 있는 혈액량은 3.5일분까지 떨어졌습니다.

혈액 수급 위기 '관심' 단계입니다.

피가 필요한 각 기관들에게 안정적으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5일분 이상 혈액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모든 혈액형에서 5일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혈액형 별로 보면, O형 피가 2.5일, A형이 2.6일분 밖에 없어 가장 부족합니다.

AB형은 4.1일분, B형은 5.5일분 남았습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혈액 수급 위기를 4단계로 나눠 대응하고 있습니다.

혈액 보유량이 5일분 이하로 떨어지면 '관심' 단계로 혈액량 수급 현황을 감시하고, 사흘분 이하가 되면 '주의' 단계로, 관계기관들과 피를 어떻게 나눌지 협조 체계를 가동합니다.

이틀분 밑으로 떨어지면 '경계' 단계로 혈액 부족 사태에 대한 대비 계획을 점검합니다.

혈액 보유량이 하루치 아래가 되면 마지막 '심각' 단계인데, 응급한 경우만 피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등 대응 태세에 돌입하게 됩니다.

남순탁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장 "혈액 제고가 적정량 이하로 떨어졌을 때, 실질적으로 병원에서 긴급 혈액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응급할 때 수술을 할 수 없는 그런··· 그런 부분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2024년은 특히 고등학교 헌혈률이 2023년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가 학교에서 헌혈하면 (대입 때 개인 봉사활동 점수로) 가산점이 들어갔는데, (교육부 정책 변화로) 가산점을 이제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고등학생 헌혈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에서 필요한 혈액이 지역 안에서 수급될 수 있도록 특히 직장인들이 헌혈에 많이 참여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대구·경북 헌혈자 60% 10~20대···'고등학생·대학생 피'에 의존
혈액관리본부 통계를 보면, 2023년 한 해 대구와 경북에서는 229,715명이 헌혈했습니다.

코로나 19 유행이 여전했던 2022년 224,154명보다 4,561명 많았지만, 목표치의 78%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88,909명, 39%로 가장 많았고, 10대가 49,344명, 21%였습니다.


전체 헌혈자 셋 중 2명 정도가 10~20대인 겁니다.

40대가 16%(35,686명), 30대가 14%(32,534명), 50대 9%(19,951명) 60대 이상 1%(3,291명) 등이었습니다.

직업 별로는 대학생이 32%(73,455명)를 차지했습니다.

회사원이 27%(62,932명)로 그다음으로 많았고, 고등학생(24,410명)과 군인(25,117명)이 각각 11%, 공무원 4%(9,396명) 등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는 어떨까요?

헌혈이 가능한 나이는 만 16세부터 69세까지입니다.

대한적십자사가 매년 내는 혈액 사업통계 연보를 보면, 2022년 기준 헌혈이 가능한 인구 38,970,845명 가운데 헌혈을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은 3.41%(1,327,587명)이었습니다.

헌혈할 수 있는 100명 중 3명 정도만 피를 나누고 있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54%, 절반 이상이 10대와 20대였습니다.

혈액관리본부는 30~40대, 직장인들의 헌혈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구 헌혈의 집 동성로 센터 새 단장···"헌혈합시다"
경북에는 구미와 경산, 안동, 포항, 경주 등 5곳, 대구에는 중구와 북구, 수성구, 달서구 등 9곳의 헌혈의 집이 있습니다.

이 중 2023년 전국에서 헌혈 건수 2위를 차지한 헌혈의 집 동성로 센터가 15년 동안 쓰던 낡은 장비와 공간을 새로 바꾸고 최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문진실엔 칸막이와 자동문이 생겼고 침대 간격은 좀 더 넓어졌습니다.

코로나 19 감염 우려에 한동안 걸음하지 않았던 헌혈자도 다시 헌혈의 집을 찾기도 했는데요.

박성채 헌혈의 집 동성로 센터 이용자 "이번이 58번째 헌혈이고요. 코로나 때는 사실 조금 오기가 두렵더라고요. 감염될까 봐, 제가 아직 코로나에 걸린 적이 없거든요. (리모델링한 동성로 센터는) 공간도 좀 넓게 쓴 것 같고 신경도 많이 쓴 것 같아서 이쪽으로 오게 된 것 같아요."

헌혈을 하면 주는 기념품을 1+1로, 하나 더 주는 행사도 하고 있습니다.

혈액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아직 혈액을 대체할 물질이 없고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습니다.

생명을 사고팔 수 없다는 윤리에 기초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혈액을 돈을 주고 사고팔 수 없도록 유통을 법 규제하고 있습니다.

농축 적혈구 35일, 혈소판은 5일 등 헌혈한 피는 장기간 보관도 불가능서 적정 혈액 보유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헌혈이 필요합니다.

이번 겨울, 수혈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헌혈해 보는 건 어떨까요?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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