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 대학평의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파행하고 있다는 소식, 여러 차례 있었는데요.
비정규직 교수가 처음으로 의장에 선출되고 난 뒤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평의회는 사실상 마비됐습니다.
그게 2023년 8월입니다.
그런데, 의장 직무를 정지해 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습니다.
갈등 끝에 경북대 평의회가 제 기능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의장에 비정규직 교수 선출됐더니···6개월 만에 '식물 평의회' 전락한 경북대 대학평의회
경위부터 간단히 짚어 보겠습니다.
2023년 2월 경북대 대학평의원회 의장에 이시활 교수가 선출됐습니다.
이 교수는 첫 비정규직 교수 출신의 의장입니다.
그래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의장 임기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며 6개월 만에 식물 평의회로 전락했습니다.
"의장 임기 끝났다" 가처분 신청 제기···재판부는 의장 손 들어줘
의장을 새로 뽑았는데, 식물 평의회가 됐다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이 의장의 평의원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 2023년 4월 29일입니다.
그래서 의장으로서의 임기도 이날 동시에 끝난다는 주장이 제기된 건데요.
그러면서 평의원 가운데 한 명이 평의회 의장 지위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과 의장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잇따라 제기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대구지방법원 제20-2 민사부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이 의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평의원회 규정상 평의원 임기 종료 시 의장직이 자동적으로 상실하는지에 관해 명시적 규정이 없다고 봤습니다.
임기 2년의 의장으로 선출한 것이 타당하다고 본 겁니다.
2023년 2월 27일 실시된 임원 선거는 보궐선거로 이 의장의 임기가 종전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4월 14일까지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월 임원 선거는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 겁니다.
또한 재판부는 이 의장이 의장 직무를 집행하는 데 명백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시활 의장 "비정규직이 의장 됐으니까 인정 못 하겠다며 어깃장 놓은 것"
이 의장은 이번 소송의 배후에는 대학 측이 있다며 비정규직 출신 의장은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시활 경북대 대학평의원회 의장 "어깃장 놓는 거죠. 비정규직이 의장이 됐으니까 인정 못 하겠다, 이런 부분들이 본부에서도 계속 나오니까. 정상적으로 민주적인 법적인 어떤 절차에 따라서 가야 하는 것들이 합리적인 수순이겠죠."
정상적으로 의장직에 복귀해 학칙 등과 관련된 규정을 손질하고 평의회를 정상화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시활 경북대 대학평의원회 의장 "대학 평의원회가 실제적인 대학 내에서의 최고 심의 자문기구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것들이 일차적이겠죠."
대학 본부는 의장 임기 문제는 평의회 내부 문제로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뒷짐 지듯 물러나 있었습니다.
의장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법적 기구인 대학평의회가 정상화돼 제 역할을 할지 관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