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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과학 방역? 핀셋 방역? 현장에서는 "방치 방역"

"진료 한 번 받으려면 전화만 수백 통을 해야 해요"

코로나 19 유행 때마다 요양시설에는 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쏟아집니다. 의사가 없어 환자가 발생하면 병원으로 옮겨야 하지만 구급차를 구하려면 119와 보건소에 전화 수백 통을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합니다. 의료진이 직접 방문해 치료하는 기동 전담반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하는데요, 고위험군에 증상이 있더라도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알아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요양시설 종사자들은 그야말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요양시설의 현실을 직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여기 확진되셨던 모든 어르신은 사실은 폐 사진을 지금 다시 다 찍어봐야 해요. 안정하지가 않거든요?

어르신들을 모시고 병원에 가는 이 자체가, 119는 응급 상황은 데리고 가요. 그런데 응급 상황이 아닐 경우 본인들의 업무가 아니라고 합니다. 또 보건소에서도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119 전화하면 119도 보건소에 전화해야 하고 보건소는 119에 전화하고 서로 찾는 거죠. 병동이 없어요, 입원할 병동이. 소리소리 지르고, 저도 싸우는 게 일이었어요. 목소리가 다 가는 것 같아요. 보건소에서는 확진자가 나오면 무조건 보호자한테 연락하게 돼 있어요. 집으로 모시고 갈 건지에 대해서. 그런데 아무도 안 모시고 가거든요? 집으로 모시고 갈 수 있는 형편들이면 요양시설에 못 와요. 안 와요. 아무도 모실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요양시설에 오시는 거거든요? 입소하시는 거란 말이에요. 아무도 24시간을 확진 걸린 부모님에게 들어가서 내가 케어해야 하는 분이 없는 거예요.

없죠. 간병인도 못 구하는 거죠. 간병인은, 확진자를 케어하고자 하는 간병인은 없습니다. 내 목숨 걸고 케어해야 하는 거죠.

Q. 응급실이 일단 없고, 응급실 구하더라도 입원할 병실이 없고, 병실을 찾더라도 돌봐줄 사람이 없는?

없어요. 그런 악순환이에요. 제 입장에서는 한 분이라도 위중증으로 안 가게끔 막아야 하고, 또 코로나가 아시는 것처럼 사실은 하루 사이에 진짜 급박하게 돌아가거든요? 특히 어르신들은 더 심해요.

엑스레이 찍는 거 기다리는데 한 시간 반, 그 하루가 다 간 거예요, 그날. 그리고 어떤 어르신도 저희가 더 대처를 해드릴 수가 없었어요. 한 번 입원에 토요일 날 하루가 제가 확진이 되고 종사자들도 4명인가 확진이 확 됐어요, 14일 오전에. 아침에 다 뜨잖아요? 다 소집했습니다. "짐 싸갖고 와라. 우리가 들어간다" 어차피 어르신들 다 확진됐고 간호사 세 명도 다 확진됐고.

그러니까 간호사 한 분이 굉장히 심했어요. 여기가, 방호복을 입고 일을 하다 보니까 여기가 다 피부에 발진이 생겨서 종사자 한 명도 그렇고 간호사도 한 명도 이렇고. 난리가 나도 일단 우리 다 확진자니까 그럼 옷 벗고 일하자, 그래서 마스크만 끼고 장갑 끼고 어르신들은 마스크 끼고.

그런데 보건소에서는 거기서 격리가 해제된 어르신들은 우리가 또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서 케어를 하라는 거예요. 한 공간에 있는데. 저희는 못 했어요, 그거. 왜냐하면 의미가 없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 어르신들한테는 30분에도 한 번씩 들어가야 하고 한 시간에도 한 번씩 들어가야 하고 화장실 모시고 가야 해, 자꾸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하니까 침대 이동해 드려야 해, 계속 옷 벗고 입고 그걸 계속 어떻게 합니까? 못합니다.

확진자를 예를 들어 제가 퇴원을 하는 어르신이 확진되고 해제가 됐으니까 3일 정도 지나서 제가 퇴원 좀 시켜달라고 하니까 국가에서는 해제가 되는 그 시점부터 퇴원을 해야 하는데 하루를 더 있게 되면 비급여, 하루에 50만 원을 더 내래요. 어느 보호자가 그걸 하겠습니까? 인력이 경력이 없거나 일반적인 간병인이 확진자가 있는 곳에 올 사람도 없고 알바도 구할 수가 없을뿐더러 요양보호사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에요. 없습니다. 보건소에 전화해서 기동 전담반이 있지 않으냐? 왜 가동 안 시켜주느냐? 해달라고. 우리가 다른 거, 그전에는 제가 시에도 전화해서 나 다른 거 원하지 않습니다. 이동이라도 좀 도와주십시오. 차량 지원이나 좀 해 주십시오. 어르신을 모시고 가는 건 우리가 하겠다. 차량 지원만이라도 좀 해달라고. 안 되는 거예요. 겨우 보건소에 준 게 엠블런스, 딱 왕복 한번 해 주겠대요 그게 30만 원이거든요?

그런데 저희 어르신들 다 이러고 처져 있고 그런 앰뷸런스로 모셔야 하지 승용차로 모시면 인력이 두 명이 더 투입이 돼야 합니다. 시설에서 감염됐으니까 시설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어떤 의식을 갖고 있을 수도 있어요. 이게 장기 요양, 이쪽은 되게 약자예요. 되게 병원하고는 시스템도 다를뿐더러 여기는 너무 약한 곳이죠.

제가 다른 걸 원한다고 말하는 거 아니에요. 차량이라도 지원해 달라, 수액이라도 좀 맞게 해 달라, 제발 좀 치료 좀 받게 해달라고 어르신들.

기동 전담반 좀 해달라고, 어르신 살려달라고, 제발 좀 부탁하자고. 열나는 분들은 수액만 세 통 맞고 해열제만 제대로 맞아도 다 괜찮아요.

기본적인 거, 그거를 못 해주니까 제가 얼마나 가슴이 답답하겠습니까?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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