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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NEWS[연속보도] 코로나19 대구MBC 사회사회 일반지역심층보도

[심층] 알아서 진료받아라? 요양시설 진료·돌봄 공백 여전

◀앵커▶
코로나 19 유행 때마다 요양시설에서 중증과 사망 환자가 쏟아졌습니다.

침대에 누워 있는 고령 환자가 밀집해 있지만 상주하는 의사는 없어서 진료 공백이 컸기 때문인데요.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게 없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손은민 기자, 요양시설 현장 확진자 관리가 여전히 어렵다고요?


◀기자▶
집단감염으로 코호트격리를 했다 최근 해제한 경북 구미의 한 요양시설에 다녀왔는데요.

시설장이 격리 기간의 내부 CCTV를 저희 취재진에게 보여줬습니다.

직원이 전화기를 붙들고 동분서주하고, 휠체어 탄 노인을 일반 승용차에 태워 병원을 오가는 모습이 담겨있었는데요.

코로나 19에 확진된 어르신들이 열이 나고 호흡이 가빠오는데도 이송할 구급차를 구하지 못해서 직원이 자기 차로 직접 이송하는 겁니다.

이 요양시설 직원 이야기 들어보시죠.

◀○○ 요양원 직원▶
"(119는) 응급상황이 아닐 경우 본인들 업무가 아니라고 합니다. 또 보건소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119에 전화하면 보건소에 전화해야 하고 보건소는 119에 전화하고··· 사설 구급차는 부르는 게 값이에요, 확진자는. 이송을 안 해주려고 해요."

◀앵커▶
치명률이 높은 고위험군은 중증화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 신속한 치료와 처방이 중요한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가요?


◀기자▶
이젠 고위험군에 증상이 있더라도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일반 의료체계 안에서 알아서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인데요.

증상이 있으면 일반 확진자들처럼 호흡기환자 진료센터 등에서 각자 대면 혹은 비대면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겁니다.

이 요양원에서는 8월 7일 첫 확진자가 나오고 일주일 만에 같은 층을 쓰던 입소자 17명 중 16명이 확진됐습니다.

대부분 침대에 누워 지내는 80~90대 치매 노인들이었는데요. 

와병 환자의 경우 침대로 이동할 수 있는 구급차가 아니면 통원 자체가 어렵고 치매나 각종 기저질환이 많다 보니 동네 병원에선 진료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요양시설 직원들은 상태가 안 좋아질 때마다 전화를 붙들고 환자를 받아줄 상급병원 응급실을 찾아 헤매야 했습니다.

구미 요양시설 직원 이야기 다시 들어보시죠.

◀○○ 요양시설 직원▶
"하루 사이에 (중증으로) 진짜 급박하게 돌아가거든요. 특히 어르신들은 더 심해요. 중증으로 가기 전에 좀 막아달라고. 그건 그냥 의료진이 (제때) 수액 맞춰주고 주사만 놔줘도 돼요. 항생제 처방만 내려줘도 되고···"

◀앵커▶
정부가 이런 진료 사각지대 막겠다고 여러 대책을 내놨잖아요?

그런 건 이용하기 어려운 겁니까?


◀기자▶
의료진이 시설로 직접 와 치료하는 의료기동전담반이 있는데, 요청할 때마다 번번이 오지 못했습니다.

기동전담반을 운영하는 곳 대부분이 요양병원이나 종합병원들인데, 코로나 유행 상황에서 이 병원들도 마찬가지로 인력이 모자라다 보니, 방문 진료를 하기 어려운 상황인 겁니다.

비대면 진료 역시 병원이 거부하면 시설에선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이 시설 직원 7명이 어르신을 돌보다 감염됐지만 대체 인력이 없어서 아픈 몸으로 계속 확진자를 돌보기도 했습니다.

최근 2달간 5명 이상 집단감염이 발생한 요양시설은 대구·경북에 370여 곳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의료기동전담반 출동 건수는 대구 8건, 경북 2건에 불과합니다.

공공의 돌봄 인력 지원은 사실상 전무합니다.

요양시설 확진자의 중증화와 사망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기관과의 신속한 환자 이송 체계를 구축하고 간병과 의료 인력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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