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주 황성공원에 56미터짜리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사업이 2023년부터 계속 논란입니다.
경주시가 시민들을 상대로 사업 시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는데요
설문 문항이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주시가 제공하는 온라인 소식지에 있는 주민 설문조사입니다.
모두 4개 문항인데, 이 가운데 2개는 태극기 게양이 애국심 고취에 도움이 되는지, 경주시민들이 국경일에 태극기를 잘 게양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황성공원 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에 대한 찬반을 묻습니다.
지난 9월 이 사업이 시의회에서 7억 원의 세금을 들여 56미터짜리 게양대를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민들은 이 같은 설문조사를 시행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김아라 경주시 황남동▶
"설치하면 어쨌든 우리한테는 더 좋게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설문조사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다 읽어보니까 이게 왜 여기에 필요한지 꼭 이것을 설치를 해야 되는지 점점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시정 사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사업 필요성만 문항으로 만들어 사실상 찬성을 유도하는 편향된 조사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심정보 경주시민총회위원장▶
"단순하게 게양대 설치에 대한 부분만 확인이 되니까 이게 제대로 된 설문조사가 될 수가 없고, 이것은 사실상 자신들의 의견으로 끌고 가려는 설문을 빙자한 여론조작 아닌가?"
시민단체도 성명을 내고, 중립성과 객관성, 투명성이 결여된 부적절한 주민 설문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시민들의 비판이 많은 사업인데 그러한 비판 내용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사업의 필요성만을 부각한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시의회에서 논란이 됐던 태극기 게양대의 높이와 예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번 설문조사는 이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대체적인 의향을 물어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