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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아스팔트에 몸 던지는 장애인 부모들 "발달장애 자녀, 내가 없는 세상에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두 팔꿈치와 두 무릎, 이마까지 몸의 다섯 군데를 땅에 대고 절하는 것을 '오체투지'라고 합니다. 인도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인사법에서 시작해 불교 참회 수행을 거쳐 사회·정치적인 항의를 표시하는 수단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11월 23일 장애인 부모들이 대구에 와서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오체투지로 몸을 던졌습니다. 발달장애인 가정의 참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발달장애인 역시 자립해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11월 15일 제주에서 시작해 12월 7일 서울 국회 앞에서까지 장애인 부모들의 오체투지가 이어지는데요, 11월 23일 대구에 온 장애인 부모와 장애인 단체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전은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지부 지부장
저희 부모연대는 지난 6월 14일에 용산역에서 대통령실 앞까지 3km를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그 뜨거운 아스팔트에 몸을 던지면서 요구를 했었습니다. 어떤 요구를 했을까요? 이 한국이 사회적 참사로 인하여서 생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기억하고 있는 크고 작은 사회적 참사들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책임지지 아니하고 답이 없어서 그 가족들은 몸서리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발달장애인 가정들이 그 오랜 기간 동안 조용히 이 참사들이 계속해서 끊임없이 매년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만 해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8건이 일어났는데 어젯밤 또 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발달장애 자녀와 어머니가 또 사건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8살 자녀는 사망을 했고요. 처참한 삶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요구하고 또 요구해도 그 참사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국가가 이제는 대답을 해야 합니다. 지자체가 대답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저는 발달장애 자녀를 기르면서 매일같이 매분, 매초 인간답게 사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결국은 하나더라고요. 제주도에서부터 경남, 울산을 거치면서 경북까지, 모든 어머님이 입 모아 말하기를 분리 배제된 장애인들이 사회 통합되고, 이 발달장애 가진 내 자녀가 내가 없는 세상에서, 이 지역사회에서 당당한 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는 걸 저희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혼자서 주거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지원 서비스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 대구에서도 그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에 계신 우리 어머님들이 정말 투쟁하며 특수교육법을 만든 지 20년이 다 되어 가지만 물리적인 통합을 넘어서서 제대로 된 온전한 통합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올여름에 교육부 앞에서 저희가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피플퍼스트'의 한 청년이 발언을 하면서 본인이 학교를 졸업한 지 10년이 가까워 오지만 그때의 고통스러운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고 잊을 수 없다고, 학교 내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모욕과 조롱을 당하고, 학대를 당하고, 수업에서도 소통에서도 운동에서도 항상 분리와 배제를 당해온 그 고통을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고 정말 후배 동생들은 그런 일을 결코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아, 내 자녀들도 저렇게 고통을 겪었겠구나' '그 기억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겠구나' 온전한 통합 교육을 위해서 우리는 계속해서 싸울 것입니다.

또한 장애인 자녀들이 자립을 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무능으로 낙인찍혔던 우리 발달장애 당사자들, 정말 제대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그것으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윤 정부가 어떻게 했습니까? 중증장애인 지역 맞춤형 일자리 23억이라는 정말 크지 않은, 집 한 채 값도 안 되는 그 예산을 깎음으로 인하여서 187명의 노동자가 어느 날 갑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또한 대구의 이곳에서는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사업이 2024년 예산의 15%가 깎였습니다. 일자리, 비장애인들이 정말 이 일자리가 맞으면 바꾸고 아니면 유지하는 그런 단순한 돈 버는 수단이 아닙니다. 장애인에게 있어서 일자리, 자신의 효능감을 찾고 지역사회에 당당하게 통합할 수 있는 한 수단이고, 부모로부터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는 정말 생명과도 같은 일자리입니다. 그런 일자리를 야멸차게 예산을 삭감하고 그들이 집에 가게 만드는 그런 정부에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서 계속 투쟁할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역사회 자립생활의 권리, 노동할 권리, 통합 교육을 받을 권리, 우리가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오늘 오체투지를 통해서 많은 대구시민에게 그것들을 알려낼 것입니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일자리 187명 싹둑 잘라잖아요. 23억밖에 안 되죠.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하기도 싫습니다 말을. 외국 나가는 데 얼마나 들겠습니까? 언론에서 보니까 500억 들었다 하더라고요. 한 번만 안 나가면 그거 해결해 줄 수 있는데, 그렇죠? 외국은 거의 뭐 매달 나가더라고요. 어디 여행 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서 뭐 하는지 영어 잘한다고 막 나오더라고요, 방송에요. 저도 영어 좀 합니다. 영어로 이야기하면 나중에 강의하면 영어를 조금 하는데, 농담이고요.

어쨌든 이렇게 우리의 삶들은 계속해서 우리를 구렁텅이로 정부가 그것도 몰아내고 있습니다. 정부가 몰아낸다는 말, 많은 사람이 동의 못 할 겁니다. 유엔 장애인 권리 협약에는 완전한 사회 통합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권리로 보장하고 있습니다. 일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권리, 완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유엔 법이 아니고요. 우리도 유엔에 가입해 있는 나라죠. 유엔 장애인 권리 협약에 서명한 나라입니다, 2009년, 2008년도에. 그럼 지켜야 하는 겁니다, 국내법처럼. 그런데 한국은 생까고 안 지키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OECD 38개국 중에서 장애인 복지 예산이 37등입니다. OECD 평균이 GDP 대비 2.16% 사용하는데 우리는 0.59% 사용합니다. OECD보다 4분의 1이나 작게 쓰는 거죠. 평균보다. 세계 10대 강국인 나라가. 그 결과가 처참합니다. 그 결과로 인해서 우리의 삶이, 중증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삶들이 구렁텅이에 살고 있습니다. 연일 죽음으로 사회적 참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박명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우리가 삭발을 해야 좀 뭐 하는가 찾아보는 이런 세상에서 부모님들이 저 옷을 입고 이 차가운 거리에 내 몸을 눕혀야 하는 이런 비정한 사회 속에서 예산도 정말 부끄러운지 모르고 조금조금 주는 그 예산을 가지고 저것들은 큰소리치고 자기 할 짓은 다 하고 살아가는 세상 아닙니까? 여러분, 그런데 부모님들이 오늘 많이 안 오실까 봐 저는 걱정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몸을 눕히면서 하는 투쟁이, 오체투지가 쉬운 길이 아니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 눈총들이 쉬운 눈총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머님들, 그리고 당사자들이 많이 와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게 못 하실까 봐 괜한 걱정을 했습니다. 오지랖을 좀 떨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아버지까지 오시는 거 보니까 더 좋네요, 같이 하면서.

우리가 부끄러워야 할 세상이 아닙니다. 이렇게 만들지 못하는 세상을 움켜쥐고 하고 있는 대통령이나 지자체장들이나 예산처나 거기 부끄러워해야 하고 미안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당당하게 못하고 있는 그 길에 하라고 말을 하고 우리가 물러나는 것이 아니고 더 밀고 나가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가 누려야 할 권리를 언제 우리가 누리고 살았습니까? 그 쌓여 있는 그 권리들 다 받아낸다면 우리 더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데 아직도 자기들의 세상이라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억울하지 않습니까? 지금 70이 되어서 이렇게 나와서 말을 해야 하는 내 자신 진짜 억울합니다. 그래서 국가에다가 외상을 내라고 진짜 맞장 뜨는 재판도 열고 싶습니다.

내가 이렇게 장애가 되고 싶어서 장애가 된 것이 아니었는데 우리 어머니가 나 때문에 평생의 앞길이 막혀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그러한 분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살게 한 내가 뭐가 부끄럽고 뭐가 자존심이 상한다는 말을 어디 가서 배부르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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