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수성구청이 금호강 일대에 산책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구청은 사람들에게 자연 속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는데, 환경단체는 이런 토목공사가 강 주변에 사는 동물들의 생태환경을 위협할 거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금호강교 주변 습지입니다.
양수기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강물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강변을 따라서는 산책로를 만들기 위한 콘크리트가 깔려있습니다.
주변에는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습니다.
대구 수성구청은 이곳에 10억 원을 들여 금호강 산책로 조성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행로가 끊긴 금호강변 2.8km 구간에 폭 2미터의 길을 내는 공사입니다.
주민들이 금호강의 아름다운 경관을 만끽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거라고 구청 측은 말합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생태계를 훼손하는 혈세 낭비라며 공사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살고 있는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고라니, 너구리, 삵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위협받는다는 겁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콘크리트로 포장된) 산책로가 들어서면 야생동물들의 이동로와 서식처가 교란되기 때문에 상당히 생태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흘러들 위험이 크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콘크리트 안에 있는 6가크롬이라는 발암물질이 수용성이 강하기 때문에 물과 만나면 용출돼 나옵니다."
구청 측은 환경영향평가와 환경청 협의를 거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구 수성구청 관계자▶
"그런 부분 다 검토를 거치고 의견 받았거든요. 산책로 폭이 저희가 당초에 넓게 하려고 했는데 좁게, 2m 폭만 하도록 그렇게 허가를 받았습니다."
환경단체는 공사 구간 강물을 채취해서 수질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일대 야생동물 서식 환경에 피해가 없는지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