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금요일, 대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폭발 사고가 났습니다.
불은 50분 만에 꺼졌고, 집 안에 있던 여성 한 명이 숨졌는데요.
그런데, 이 사고로 집을 잃은 사람이 10명이 넘습니다.
지자체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이재민들은 인근 교회 냉방에서 도움의 손길 없이 한파 속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이 내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은민 기자, 현장 가봤는데, 폭발 사고 피해 주민들 어떻게 지내고 있던가요?
◀기자▶
12월 20일에 가봤더니 3층짜리 다세대주택 외벽은 새카맣게 탔고요.
유리창은 모조리 깨져 방 안이 훤히 다 보일 정도로 건물이 부서져 있었습니다.
사고가 난 건 지난 15일 오후 2시쯤입니다.
대구 중구 동인동의 한 3층짜리 다세대주택 1층 집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났습니다.
집 안에 있던 여성 한 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불은 50분 만에 꺼졌는데요.
하지만, 폭발 충격으로 바로 옆 다세대주택까지 천장과 창이 다 부서지고 덮친 화염으로 집 안은 잿더미가 됐습니다.
화재 현장 건물과 바로 옆 건물까지 다세대주택 건물 2곳에서 살고 있던 9가구, 주민 18명이 이 사고로 하루아침에 이재민이 됐습니다.
이 중에는 초등학생들도 있고요.
젊은 청년, 노인들도 있습니다.
갑작스런 사고에 대부분 옷가지 하나 챙기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거센 화염에 집이 잿더미가 됐거나 화염을 피했더라도, 건물 유리창이 산산이 조각나면서 온 집에 유리 파편이 가득했습니다.
집에서 지내기는커녕 집 안에 있는 가재도구조차 다 버려야 하는 상황인 겁니다.
◀앵커▶
이렇게 오갈 데 없는 주민들을 폭발 피해를 같이 본 교회가 도왔다고요?
◀기자▶
폭발 사고가 난 다세대주택 반대편에는 교회가 있는데요.
이 교회도 폭발 사고로 담벼락에 금이 가고 창이 부서지는 등 피해를 입었지만, 이 교회 목사와 신도들이 집을 잃은 주민들이 머물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재개발을 앞두고 1년 넘게 비어 있던 건물을 부랴부랴 청소하고, 보일러가 없어서 전기장판도 급히 구해 깔아서 주민들에게 방을 내줬습니다.
또 목사님은 피해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서 피해 상황을 정리하고 지원이 필요하다는 호소문을 써서 구청을 찾아가기도 했고요.
구호단체에 전화를 돌려 생필품 등을 구해 주민들에게 나눠줬습니다.
◀앵커▶
이렇게 피해자들끼리 닷새째를 버텼다고요?
◀기자▶
주말에 중구청장이 현장을 오기도 했고 사고 발생 나흘째인 19일,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구호 물품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그게 전부였습니다.
주민들에게 제일 필요한 임시거처나 피해 복구 등에 대한 지원은 전혀 없는 건데요.
사고 피해 주민들은 왜 지자체는 도움을 주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앵커▶
보통 범죄나 재난 피해가 생긴 경우 정부나 지자체가 피해자를 지원하는데 이번에는 왜 지원이 안 되는 건가요?
◀기자▶
재난안전법은 폭발이나 화재 같은 사회재난으로 거주지를 입은 이주민을 지자체가 지원하도록 정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구청은 이 사고를 재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데 재난 상황이 아니라서 이재민을 지원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청 예비비를 활용해서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거시설과 구호물자 등을 지원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