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2번째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맞아 대구에서 뜻 깊은 판결이 나왔습니다.
1980년 당시 대구에도 광주의 실상을 알리려는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당시 20대 청년들이 계엄포고를 위반했다며 고문을 받고 유죄를 선고받았는데, 이제는 60대인 이들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재판장은 "5·18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역사의 과정에서 안타깝게 재판을 받게 된 점을 위로받기 바란다"며 의미를 덧붙였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비상계엄령이 전국에 확대된 1980년 5월, 대구 경북대 후문에서 두레서점을 운영하던 정상용씨와 학생들은 유인물을 만들었습니다.
광주에서 공수부대가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실상을 알리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런데 정씨와 학생들은 반공법과 계엄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끌려가 가혹한 고문 수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정상용씨는 징역 1년을 학생 4명은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이른바 '두레사건'입니다.
고인이 된 정 씨의 유족과 당사자 4명은 2년전 재심을 청구했고, 대구지법은 5.18기념일에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고 정상용씨의 반공법 위반 혐의는 검사가 증거를 제출하지 않아 증명 되지 않았고, 이들이 위반했다는 계엄포고 10호도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20대였던 청년들은 60대가 되어서야 억울함을 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법 피해자 김영석 ▶
"폐쇄된 지역 사회에서 빨갱이라는 누명을 쓰고 근 30여 년 간 고통받은 세월이 너무 아깝고.."
또 자신들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의 희생이 담긴 5.18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새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사법 피해자 김영석 ▶
"오늘 광주 영령 앞에서 정치인들이 선언한 그 말들이 말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자기 삶으로 실천되기를 바랍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편집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