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대구 시내 중심가와 식당가는 저녁 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곳이 많습니다.
손님 구경하기 힘들다, 코로나 때보다 더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대구와 경북의 비제조업 분야의 경기가 큰 폭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것은 조사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는가 싶던 지역 경제가 다시 나빠지고 있습니다.
김철우 기자입니다.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서민들에게는 휴가철 분위기가 나지 않습니다.
숙박, 놀이, 음식업 분야는 손님이 크게 줄면서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때보다 오히려 체감경기가 더 나빠졌다고 말합니다.
◀김동근 한국외식업중앙회 대구지회장▶
"(식당들) 문도 많이 닫고 있고 (식당) 문을 닫더라도 (임대료 등) 고정비는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문 열어놓고 가게 운영하는 그런 집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볼 때는 (앞으로) 아마 문 많이 닫을 겁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7월 대구 경북 기업 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101.1로 6월보다 1.4 포인트 상승했지만, 비제조업은 89.5로 13.3 포인트나 하락했습니다.
비제조업 기업심리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항목 가운데 업황 지수의 경우, 61로 6월보다 9포인트가 하락하면서 코로나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대구의 경우 2024년 초 70이던 업황 지수는 53까지 떨어지면서 2024년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지수가 여기에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더위도 한몫했다지만 대구의 경우, 비제조업 분야 서비스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하다 보니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나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박나라 과장▶
"특히 대구 지역이 서비스업이 주력 산업이다 보니 자영업자들이 많이 포진돼 있는데, 도소매라든지, 음식 숙박업에서 내수 부진이 자금 압박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입니다."
물가 상승으로 재룟값이 올랐는데도, 음식값을 비롯한 판매 가격 자체를 올리지 못해 채산성이 악화한 탓이 큽니다.
이런 가운데 가처분 소득 감소에 따른 비제조업의 매출 자체가 한 달 사이 18포인트나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코로나 때 대출받은 원리금까지 갚느라 어려움이 가중된다면서 자영업자들은 이자는 갚더라도 원금 상환을 유예해 주는 등의 현실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철우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그래픽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