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일만 대교 건설 사업이 국방부발 암초에 걸려 주춤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유사시 다리가 무너지면 군 작전이 어렵다"며 교량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경북도와 포항시는 계획을 대폭 수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규설 기잡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포항을 방문해 영일만 대교 추진 의사를 밝혔고, 예산 반영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2022년 4월)▶
"그냥 그림으로만 딱 볼 때는 몰랐는데. (영일만 대교가) 성사가 안 되면 뭐 추경호 장관이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지역에선 14년 만에 영일만 대교가 빛을 보게 됐다며, 사업 추진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의 반대가 완강하다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하더니, 이강덕 포항시장은 10월 31일 기자 간담회에서 "해군이 너무나 경직되어 있다 하늘이 무너질까 두려워 아무것도 못 하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라며 국방부에 서운함을 표시했고, 일주일 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도정질문 답변에서 "국방부는 반대의 입장이 강하지만 국토부 등 다른 부처와는 원만히 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계획을 조금 수정하더라도 대교를 건설하기 위해 총력을 쏟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처럼 국방부 설득이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르자 경북도와 포항시는 국방부 동의 없이 추진이 가능한 우회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회안은 울산∼포항 고속도로 종점부에서 인덕산과 포항철강산업단지를 거쳐 형산강 둑을 따라 도로를 만든 뒤 여남에서 나오는 사장교와 연결하는 방법인데, 이렇게 되면 해상 구간은 절반으로 줄어들고 건설비는 당초 2조 원에서 4천억 원가량 상승하게 됩니다.
게다가 영일만 대교 건설로 발전을 기대했던 포항시 동해면과 호미곶면, 구룡포읍 주민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포항시는 지금 미적대다가 2023년 예산에 영일만 대교 건설 사업비가 포함되지 않으면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창호 포항시 건설과장▶
"영일만 대교가 포항시에 실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영일만 대교가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절반은 해상교량, 절반은 해저 터널로 영일만 대교를 건설하는 방안은 소요 예산이 3조 7천억 원에 달해 선택지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 뉴스 이규설 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