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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디지털 파고 속 '로컬 저널리즘'···더 강조되는 '지역'과 '시청자'의 의미

독일에서 발행되는 340개 신문 중 지역 일간 신문이 309개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지역 언론이 신문 시장의 근간이라고도 하지만 지면 구독이 줄어드는 것은 독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접 지원보다 '지역 언론' 소비 지원 요구
독일 신문이 국내 신문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매출액 구조였습니다.

지역 일간지는 물론 전국지 모두 신문 판매 수익이 광고 수익의 3배에 달합니다.

다만, 50대 이하 연령층에서 신문 구독이 줄고 디지털화가 되면서 위기가 찾아온 만큼 대응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독일 신문발행인협회
독일 신문발행인협회

독일 신문발행인협회
독일 신문발행인협회

안냐 파스콰이 독일 신문발행인협회 커뮤티케이션 담당자는 "신문사에 대한 직접적 지원보다 비싼 우편료나 배달 인력 축소로 신문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 지역 언론을 소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유료 구독, 후원모델···중심에는 지역 중심 보도

독일 서부지역 일간지 라이니쉬포스트
독일 서부지역 일간지 라이니쉬포스트

독일 서부지역 일간지 라이니쉬포스트
독일 서부지역 일간지 라이니쉬포스트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가장 큰 일간지는 라이니쉬 포스트입니다.

한 연구 결과에서 독일 내 유료 구독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모리츠 되블러 라이니쉬 포스트 편집장은 "당연히 한국과 마찬가지로 디지털화 때문에 (신문 발행이) 많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지만 아직 독일에서는 신문이 많이 읽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향후 5년 안으로 온라인 구독이 종이신문 구독을 앞설 것으로 예측하면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각종 SNS를 통해 기사를 접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사 홈페이지에 와서 기사를 읽고 구독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 동력은 지역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 기사를 생성하는 것"으로 꼽았습니다.

독일 전국 일간지 TAZ(타츠), 베를린
독일 전국 일간지 TAZ(타츠), 베를린

독일 전국 일간지 TAZ(타츠), 베를린
독일 전국 일간지 TAZ(타츠), 베를린

2만 3천 명의 조합원으로 꾸려진 전국 일간지 TAZ(타츠)는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유료 구독을 하지 않으면 기사 일부만 볼 수 있거나 유료 구독을 해야 전체 기사를 볼 수 있는 다른 신문사와 달리 온라인에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울리케 빈 캘 편집장은 "정보를 평등하게 공유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기사의 독자들이 일종의 기부를 할 수 있는 연대 가격 시스템(Soli-Price-System)을 운영 중인데, 매출액의 70%가량이 구독료입니다.

하지만 가속화되는 디지털화에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간지가 아닌 주간지로 거듭나면서 깊이 있는 기사를 쓰는 방안을 고려 중인데 여기서도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독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티 활성화의 장으로 거듭나는 것을 꼽고 있습니다.

뉴스 회피 증가···지역 언론 역할 더 무게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디지털 뉴스 보고서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디지털 뉴스 보고서

선택적 뉴스 회피 비율
선택적 뉴스 회피 비율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46개 나라의 미디어 환경을 분석한 디지털 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선택적 뉴스 회피 비율은 2017년 29%에서 2023년 36%로 증가 추세입니다.

특정 주제를 너무 많이 다루거나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너무 많은 양의 뉴스가 쏟아지는 데 지친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뉴스 회피 경향에 각종 동영상 플랫을 통한 뉴스 소비 구조는 지역 미디어는 더 큰 위기에 놓였지만, 그 역할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빕케 뫼링 도르트문트 공과대학 저널리즘학과 교수 "(지역의) 정치, 경제적인 부분에 감시가 필요합니다. 한 연구 결과를 보면 로컬 저널리즘이 없는 곳에는 그 지역의 빚이 늘어나 재정이 악화하는 현상이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브란덴부르크주 지역 민영방송 TV 베를린
브란덴부르크주 지역 민영방송 TV 베를린

브란덴부르크주 지역 민영방송 TV 베를린
브란덴부르크주 지역 민영방송 TV 베를린

수도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에서 가장 큰 민영방송 TV 베를린은 특정 주제에 대한 대담이나 인터뷰를 가공하지 않고 공개하는 방식으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각종 소셜 플랫폼, 전국 미디어와 차별화한다면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 하고 있습니다.

두르순 이기트 TV 베를린 대표이사·편집장 "분권주의 국가에서는 지역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이해, 관심을 커버할 수 있는 지역 방송의 중요성이 계속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ARD 소속 서독일방송 WDR 도르트문트스튜디오
ARD 소속 서독일방송 WDR 도르트문트스튜디오

ARD 소속 서독일방송 WDR 도르트문트스튜디오
ARD 소속 서독일방송 WDR 도르트문트스튜디오

제1공영방송 회원사인 서독일방송, WDR의 도르트문트 스튜디오는 민영 방송, 지역 신문사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지역 현안을 다루는데 제한된 재원과 인력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시도···독립언론 피어눌

피어눌(40) 미디어 스타트업
피어눌(40) 미디어 스타트업

피어눌(40) 미디어 스타트업
피어눌(40) 미디어 스타트업

독일어로 피어눌은 40을 의미합니다.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 우편번호인데요.

라이니쉬 포스트 편집장 출신 등 기자 4명이 미디어 스타트업을 세웠습니다.

뒤셀도르프 지역에 주요 언론사가 라이니쉬 포스트 하나뿐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습니다.

2021년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한 피어눌은 구독자 350명에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카르보나라를 맛있게 만드는 방법부터 오랜 전통의 지역 행사를 폐지할 수도 있다는 전망과 토론, 지역에서 일어났던 범죄 현장을 주민들과 찾아보는 행사까지, 지역 중심 언론이기에 가능한 취재와 보도가 호응을 얻고 있고, 독일 다른 지역에도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스 옹켈바흐 피어눌 설립자는 "예전에는 종이신문 여러 장을 채워야 했다면 지금은 기사를 많이 쓰지 않더라도 기사 하나하나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질이 달라졌다"라면서 "구독자들의 피드백만 봐도 확실히 느껴진다"라고 했습니다.

해결책 찾는 과정까지 지역과 소통···'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

본 인스티튜트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 연구소, 독일 본
본 인스티튜트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 연구소, 독일 본
본 인스티튜트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 연구소, 독일 본
본 인스티튜트 컨스트럭티브 저널리즘 연구소, 독일 본

독일 지역 언론에서 찾아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방향은 컨스트럭티브, 건설적 저널리즘 실천입니다.

국영방송 도이체벨레와 민영 방송과 RTL, 라이니쉬 포스트가 저널리즘 연구소를 만들고 협업하고 있습니다.

본 인스티튜트 설립에는 주 정부도 예산을 지원했는데 뉴스 회피 경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긍정적이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뉴스를 원하는데 '지역 언론'이 그 역할을 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파울라 뢰슬러 본 인스티튜트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사람들이 필요한 주제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고 그 지역 사람들이 일상에서 무엇에 동요하는지 공감할 수 있으며, 여러 전망을 알아보고 해결 방안까지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으며 독립성을 보장하는 미디어 환경에서도 지역 언론이 마주한 위기는 다르지 않습니다.

독일의 지역 언론은 지역 언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로컬 저널리즘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로컬저널리즘' 교육 과정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사진 제공 로컬저널리즘연수단)

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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