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도심에 짓고 있는 아파트가 현재 100곳이 넘는다고 합니다.
공사 현장이 너무 많아서일까요?
동네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 게 좋은 일만은 아니라는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온종일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고, 발파로 집에 금이 가거나 아이들의 등하굣길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가 피해 주민들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욕실 천장이 쩍 갈라졌습니다.
균열은 벽을 타고 내려옵니다.
◀현장음▶
"'쿵'하는 소리가 났죠. 이게 내려앉으니까. 기울어지니까 계속 밀리는 거예요. 다다다닥"
안방도 마찬가집니다.
갈라진 곳마다 붙여 놓은 균열 측정기는 매일 조금씩 더 벌어집니다.
다른 집에선 베란다 타일이 갈라지고 떨어졌습니다.
임시방편으로 테이프를 붙였지만 불안합니다.
◀현장음▶
"떨어지면 다치잖아요. 그래서 문지방 쪽으로 테이프라도 붙여 놓은 거죠. 두드려 보면, 다 떴어요."
지하 주차장과 단지 안 경로당은 더 심각합니다.
지은 지 20년이 넘은 이 아파트 바로 옆에선 2022부터 아파트 재건축 공사 중입니다.
2022년 여름 발파공사가 있었는데 주민들은 그때부터 아파트에 균열이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권중인 피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
"(발파 공사 전) 주민들에게 사전 공지라든가 이런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정말 발파를 당한 거죠. 이 아파트가 정말 안전한지, 사람 목숨과 직결되는 그런 부분이니까…"
공사 때는 창문조차 열기가 어렵습니다.
소음기로 측정했더니 80데시벨이 넘어갑니다.
주거지역 공사소음 규제기준은 65데시벨입니다.
아침저녁 등하굣길이나 주민들 통행에도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서영 피해 아파트 주민▶
"한 번은 (등교 시간에) 크레인을 걸어서 공사를 막 하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 앞에 차로 막고 하지 말라고… 등하교 시간에는 공사를 안 하는 걸로 협의하셨더라고요. 그런데도 그렇게 공사를 해서…"
자체 조사에서 균열 피해가 확인된 것만 전체 378세대 중 70여 세대.
주민들은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과 추가 피해를 막을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공사 측은 민원을 받아들여 시공법을 바꿨고, 보상 협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균열의 원인이 발파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자체 점검 결과 안전진단은 필요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발파를 관리·감독하는 경찰은 물론 관할 구청도, 적법하게 이뤄진 공사라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라 주민과 시공사 간 갈등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C.G. 김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