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동해안의 해녀 수는 지난 수십 년간 제주도에 이어 전국 2위 자리를 지켜왔는데, 최근 몇 년 사이 3위로 밀려났습니다.
고된 작업 탓에 하겠다는 사람도 거의 없는 데다, 수산 자원 고갈도 심해 수입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동해안에서 해녀 수가 가장 많은 포항 구룡포 앞바다, 추위가 조금씩 풀리면서, 해녀들의 물질이 한창입니다.
한 해 작업을 시작하는 이맘때는 주로 문어와 해삼 등을 잡는데, 채취량은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김효순 포항시 구룡포읍▶
"물건이 없죠. 물건이 다 고갈됐죠. 옛날보다는 수입이 완전히 없죠."
◀이인자 포항시 구룡포읍▶
"전에는 들어가면 문어 같은 것도 12kg짜리 이런 걸 잡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귀해"
더 큰 걱정은, 해가 바뀔수록 해녀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겁니다.
포항과 경주 등 경북 동해안의 해녀 수는 1,270명.
5년 전에 비해 20%나 감소했습니다.
제주도에 이어 수십 년 지켜온 2위 자리 마저 5년 전부터는 충청남도에 내줬습니다.
◀이인자 포항시 구룡포읍▶
"(많을 때는 구룡포에만) 백 이십몇 번까지 있었어요. 번호로 하니까. 지금은 다 하면 50명. 많이 줄었죠. 연세가 많아서 돌아가시고 뒤에 하려고 나서는 사람이 없고"
고된 작업 탓에 하겠다는 사람은 없고 바다 환경 악화와 일부 다이버들의 불법 채취 탓에 수입이 크게 준 것도 큰 원인입니다.
전국적으로 해녀 양성 과정이 생겨나고 제주 해녀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등 사회적 인식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젊은 해녀 해남은 여전히 찾아보기 힘듭니다.
해녀 수를 과거 수준으로 되살릴 순 없겠지만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전승될 수 있도록, 보다 체계적인 지원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C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