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릉도 일주도로에 산사태가 나 토사와 바위 3만여 톤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했는데, 다행히 새벽 시간 오가는 차량이 없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울릉도 일주도로에는 위험한 급경사지가 21곳이나 더 있어 붕괴 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국비 지원이 필요합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월 24일 오전 2시 40분쯤 울릉군 북면 현포리의 절벽 경사지가 무너졌습니다.
3만여 톤의 토사와 바윗덩어리가 울릉 일주도로를 덮쳤는데, 사고 당시 오가는 차량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9월에만 300mm 가까운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하면서, 대규모 산사태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김기홍 울릉군 도로토목팀장▶
"6월부터 계속 내린 강우로 인해서 지반이 약화하면서 원래 그쪽이 좀 이렇게 토사가 비 올 때마다 조금씩 내리고 했던 급경사지였기 때문에 원래 좀 취약한 곳에서 지반이 많이 약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주도로가 막히면서 추석 명절을 앞두고 울릉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울릉군은 응급 복구에 나서 이틀간 2천여 톤의 토사를 제거했습니다.
추석 전까지 차량 통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토사가 계속 흘러내리면 복구 작업에 최대 열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남한권 울릉군수▶
"관광객들이나 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빠른 시간 내에 복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울릉도에 산재해 있는 해안가 절벽과 급경사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울릉 일주도로의 급경사 위험 지역은 모두 29곳.
하지만 막대한 공사비와 예산 부족으로 현재까지 6곳만 안전 정비 사업을 완료했고, 2023년에도 2곳만 정비 사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기홍 울릉군 도로토목팀장▶
"급경사지 붕괴 위험 지역은 계획에 맞춰 가지고 계속 예산이 국·도비 확보되는 대로 계속 사업을 이어서 하고 있습니다.
전폭적인 국비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남아 있는 21개 위험 지역을 모두 정비하는데,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독도 영토 수호의 근거지인 울릉도에는 2022년 46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는데, 일주도로 급경사지의 붕괴 사고는 자칫 대규모 참사로도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국비 지원에 나서 급경사지 정비 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해 울릉 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CG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