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로 출처를 알 수 없는 400만 원이 들어왔다
30대 최슬기 씨는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계좌에서 수상한 거래를 확인했습니다.
자신이 모르는 이름으로 400만 원이 들어왔다가 2분 만에 200만 원이 연달아 ○○페이로 2차례 빠져나간 겁니다.
◀최슬기 명의도용 피해자▶
"제가 네일(아트) 받은 시간에 400만 원이 들어왔다가 한꺼번에 인출이 된 거예요. ○○페이로."
누구에게 간 돈인지 알 수 없어 ○○페이에 송금확인증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돈을 받는 사람도 역시 처음 보는 이름이었습니다.
SNS 광고로 신청했던 비대면 대출 상담이 원인?
SNS로 비대면 대출 상담을 받은 게 수상한 거래의 원인인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XXX머니라는 대부 업체라고 밝힌 업체 상담자가 신용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를 요구했습니다.
추가로 온라인 은행으로 인증하겠다며 인증 번호와 비밀번호까지 알려달라 했습니다.
비밀번호가 왜 필요하냐고 묻자 상담자는 인증을 한 뒤 연체, 미납, 압류, 신용점수, 은행 부결 등을 상세히 보고 판단하기 위함이라고 답했습니다.
의심이 들어 답장을 하지 않았는데, 대출을 받겠냐는 연락이 계속 왔습니다.
급하게 돈이 필요했고 대출을 받겠다 했습니다.
상담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최슬기 명의도용 피해자▶
"한 번 더 비밀번호라고 했으면 진행 안 하겠다고 했을 거예요. 근데 정말로 의도적으로 설정하신 인증 번호 여섯 자리라고 하니까 그냥 별생각 없이 이거를 건네주게 된 것 같아요. 이렇게 건네준 저의 잘못도 있죠."
대출 해준다더니···대포통장처럼 쓰인 계좌
업체는 ○○페이, △△△페이, △△△스토어 추가 인증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최슬기 명의도용 피해자▶
"저를 판매자로 등록을 해서 물건을 올린 다음에 매출을 쌓고 바로 대출이 나올 수 있게 도와드리겠다는 의미에서 이제 ○○페이를 연결을 시켜준다고 했었어요."
그리고 사용하고 있는 은행 계좌번호와 이체 한도를 인증해달라고 했습니다.
뒤늦게 대출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미 개인정보는 모두 넘어간 상황.
최 씨 계좌는 대포 통장처럼 쓰였습니다.
상담을 받았던 SNS 페이지도, 담당자라던 사람의 전화번호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400만 원을 이체했던 이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였고, 돈을 보냈던 계좌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렇게 계좌는 정지됐습니다.
◀최슬기 명의도용 피해자▶
"온라인 은행 상담원이 저한테 결과적으로는 고객님께서 이제 수익을 대가성을 목적으로 그 인증 번호라든지 이런 걸 주신 건 맞잖아요.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경찰은 최 모 씨의 돈이 빠져나가지 않아 대출 업체를 사칭한 이들을 상대로 고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순식간에 명의도용을 당했지만, 사기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한 겁니다.
◀천주현 변호사▶
"사기죄의 공동정범이나 방조가 될지 또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문제가 될지, 고의범으로서의 고의 그리고 공모 이 부분이 입증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SNS 등 대출 광고한다면 일단 의심해야···개인 정보 유출 주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SNS나 문자, 전화 등을 통한 대출 광고는 사기 업체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일단 의심해야 합니다.
대출을 받을 때는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대부 등록업체나 대출모집인이 맞는지 확인 후 거래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신분증, 문자메시지 인증 번호, 통장 사본 등 개인 신용 정보를 요구하면 바로 상담을 멈춰야 합니다.
경찰은 계좌를 넘겼다면 대포통장으로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바로 은행에 거래 정지 등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