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2024년 1월 구조대원 2명이 순직한 문경소방서 119구조대는 정원에 못 미치는 부족한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경북소방본부는 2월 둘째 주 부랴부랴 해당 소방서에 추가 인원을 배치했는데요.
경북 도내 다른 소방서도 구조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달 문경 화재 현장에 인명 수색을 위해 진입했다가 안타깝게 순직한 고(故)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
이들이 소속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의 구조대원 정원은 센터장과 팀장 3명, 일반 대원까지 19명이었지만, 사고 당시 인원은 2명이 빠진 17명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순직한 두 대원이 소속된 팀들은 정원이 각각 6명이었지만 1명씩 빠진 5명으로 운영됐습니다.
구조대원들의 평균 경력도 2년 5개월에 불과했습니다.
◀ 엄우중 소방통합노조 경북위원장(현장 경력 28년) ▶
"사람이 모자라면 항상 사고가 나요. 화재 현장에 좋은 조건은 절대 없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두 명이 할 일을 혼자서 다 한다 생각해 보시면 진짜 참 제정신 아닙니다, 사실은."
문경소방서는 서면 답변을 통해, 당시 휴직과 파견 등으로 소방서 전체에서 5명의 결원이 발생해 구조대 정원을 맞출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북소방본부는 사고 발생 닷새가 지난 지난주 인근 안전센터 소속 4명을 119구조대에 재배치하면서 뒤늦게 정원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도내 다른 소방서도 구조대 인력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경북지역 소방서 구조대는 모두 22곳, 정원은 439명이지만 현재 실제 근무인력은 400명, 정원의 9%가 부족한 상태로 운영 중입니다.
안동소방서는 4명, 예천·의성·경산소방서도 3명씩 모자랍니다.
◀ 박해근 소방발전협의회장(현장 경력 31년) ▶
"현장 인력이 부족해서 소방공무원을 증원을 해달라고 했는데 그 인원이 반절이 행정요원으로 다 빠져버렸단 말입니다. 업무량은 자꾸 늘어나다 보니까 인원이 자꾸 부족한 현상이 나옵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도 문제지만, 화재나 구조 현장의 위험도를 예측해 소방관들의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위험 판단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 엄우중 소방통합노조 경북위원장(현장 경력 28년) ▶
"화재가 점점 커짐에 따라 이 건축물이 어떻게 변화를 할 것인가, 그거에 대해서 예측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소방에) 아무도 없고요. 건축물의 변형 정도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투입을 지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30년 넘게 현장을 지켜 온 퇴직 소방관은 두 청년 소방관의 안타까운 순직이 반짝 관심에 그쳐선 안된다고 지적합니다.
◀ 박해근 소방발전협의회장(현장 경력 31년) ▶
"이런 순직 사고가 났을 때마다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을 해줘야 된다 하면서..세월이 몇 주 지나면 또 묻혀버려요. 이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저희들이 지킨단 말입니다. 정부는요. 저희 소방공무원을 지켜줘야 됩니다."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순직한 소방관은 무려 40명. 아쉬운 현장 판단과 안타까운 죽음이 악순환처럼 반복되지 않으려면 소방당국의 고민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그래픽 황현지/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