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리어 프리', 장애인, 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들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장벽을 없애자는 뜻인데요.
2022년 '배리어 프리' 도시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포항시 대중교통의 상황은 어떨까요?
박성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뇌 병변 장애인 하용준 씨가 버스를 기다립니다.
정류장 양옆이 가로막혀 있는 탓에 전동 휠체어를 탄 채로는 정류장 안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기다림 끝에 도착한 버스는 저상버스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나쳐 버립니다.
◀기자▶
"다음 버스는 저상버스가 아니네요?"
◀하용준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집행위원장▶
"네, 그렇죠."
15분을 더 기다려 다른 노선의 버스라도 타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합니다.
리프트가 작동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버스 기사▶
"이게 얼었나 봐요. 작동이 안 되네."
결국 버스를 기다린 지 30여 분을 훌쩍 넘겨 겨우 저상버스에 오릅니다.
그런데 이번엔 있어야 할 안전벨트가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현장음▶
"왜 없어요. 벨트?"
"글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 씨 같은 장애인에게 버스를 타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용준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집행위원장▶
"대중교통인데도 불구하고, 같이 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누구는 탈 수 있고 누구는 탈 수가 없다는 것 자체가···"
특별교통수단인 콜택시를 타려고 해도 이용이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한종혁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
"(특히 주말에는) 차가 없기 때문에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고 기다리다 못해 지쳐가지고···"
포항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43%, 경북 전체는 18%에 불과합니다.
군지역에는 저상버스가 울진군에 한 대뿐이기 때문입니다.
콜택시는 경북 전체 기준 237대로 법정 대수인 287대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김하림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장애인들이 참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라든가 동행 콜 대수도 늘려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장애인 단체는 포항시에 '배리어 프리 포항을 위한 이동권 보장 정책 요구안'을 전달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노영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