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은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됐습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9%, 경북의 절반을 배출하는 산업도시 포항은 탄소 배출 절감의 필요성이 더 큰데요, '탄소중립'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이규설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과 5-6시간 만에 5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도시 전체가 침수되고.
◀정화자 포항시 오천읍(지난 9월)▶
"한 개도 성한 게 없다, 지금. 무슨 태풍이 이런 태풍이 있노. 나 대한민국에서 처음 봤네."
해수면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바로 2022년 올해 포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지구 온난화는 기상이변이라는 무서운 결과물로 우리곁에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철강도시 포항에서는 2017년 기준 연간 3,70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배출량의 약 9%에 해당됩니다.
전 지구적 합의에 따라 우리나라는 2018년을 기준으로 2030년 40%, 2050년에는 100%까지 온실가스를 줄이겠다고 선언한 상황!
온실가스 제로시대가 27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포항은 이 숙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포항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93%는 산업부문에서 나옵니다.
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다량의 CO2,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산업의 쌀, 철을 만드는 제철소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포스코는 철광석에다 탄소 대신 수소를 결합시켜 철과 물을 얻어내는 '수소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미 수소가 25% 포함된 환원가스를 사용하는 파이넥스 설비를 가동 중이어서, 실현이 불가능한 기술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습니다.
2030년까지 포항제철소에 '데모플랜트'를 지어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장세환 포스코 탄소중립전략그룹 그룹장▶
"파이넥스를 통해서 확보한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유동환원로를 2030까지 상용규모 약 100만톤 규모로 포항에 건설할 계획입니다"
포항지역 철강생산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제철은 비교적 탄소중립에서 자유롭습니다.
왜냐하면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여 철을 만들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탄소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산업부문은 이렇게 줄여 나간다지만 나머지 7%를 배출하는 비산업부문의 온실가스는 어떻게 줄여야 할까요?
먼저 어디에서 온실가스가 나오는지 배출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자동차 운행으로 발생하는 도로수송 37%, 상업시설 24%, 가정 20%, 폐기물 10% 순입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을 보급하고 에너지 소모가 적은 녹색건축물을 짓는건 당연히 해야하는 일입니다.
숲을 더 늘려 탄소흡수원을 추가로 확보해야 합니다.
포항시는 지역 대학에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만들고, 시민들이 생활속에서 실천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실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입니다.
◀신정혁 포항시 환경정책과 과장▶
"내년 4월까지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완료하고, 탄소중립 지원센터 설립 등 시민과 함께 2050 탄소중립을 위하여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포항시는 탈탄소 사회에 대비해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이차연료전지, 바이오, 친환경 수소산업 등이 바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신경종 포항테크노파크 그린에너지 센터장▶
"수소는 탄소중립실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 중 하나입니다. 이런 수소를 활용한 가스터빈, 수소연료전지 발전은 미래의 탄소제로 발전방식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제 탄소 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시민들도 생활속 작은 부분부터 탄소 중립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MBC뉴스 이규설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