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주 월성원전 인근 마을이 이장 선거로 석 달 넘게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원전지원금 사용 등으로 논란이 제기된 이전 이장이 다시 출마한 가운데 부정선거 논란까지 벌어져 투표가 백지화되기도 했는데요.
주민들은 경주시가 문제를 제대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장미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월성원전이 있는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마을.
주낙영 경주시장의 방문을 앞두고 마을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최근 실시된 이장 선거가 파행을 빚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원전지원금 사용 등으로 논란을 빚은 이전 이장이 재출마한 가운데 선거의 공정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3월 말 이장 재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중립적인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이나 선거인명부 공유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김철종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
"전 이장은 후보 자격도 없는데 (경주시는) 후보로 계속 인정하고 있고, 우리는 너무 편파적인 일을 한 데 대해 항의를 하기 위해서"
앞서 이 마을에서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원전지원금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된 상황입니다.
주민들은 원전지원금의 구체적인 집행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마을 이장 등은 형식적인 공개에 그쳤을 뿐 제대로 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오종태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주민▶
"7년 동안 이장을 역임하면서 지원사업과 대출금과 마을의 모든 자금을 다 동원해서 집행된 사업이 약 120억 정도 됩니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투명하게 공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주낙영 경주시장이 양남면을 찾은 행사 자리에서, 경주시의 소극적인 태도는 사실상 후보 자격이 없는 이전 이장의 편을 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원전 지원금 사업에 관여할 수 없고, 이장이 아닌 일반 주민에게는 개인정보 문제로 선거인 명부를 제공해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주민들은 지난 1월 마을 이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경주시가 편파 행정을 한다는 입장이어서 파장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 뉴스 장미쁨입니다. (영상취재 최현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