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호강변 일대 개발이 추진되면서 여기저기 갈등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구 북구청이 금호강 둔치에 파크골프장과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이 먼저냐, 야생동물의 서식지 보호가 우선이냐.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금호강가 수풀 사이로 수달이 헤엄쳐 지나갑니다.
강바닥 바위틈에는 점박이 무늬 몸통이 길게 뻗은 '얼룩새코미꾸리'가 숨어 있습니다.
맑은 하천에만 사는 한반도 고유어종입니다.
겨울 철새, 큰고니 무리도 보입니다.
모두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입니다.
이 야생생물들이 목격된 곳과 가까운 대구 북구 사수동 금호강변입니다.
강변에 수풀은 다 뽑혀 나가고 민둥 땅만 남았습니다.
대구 북구청이 와룡대교와 금호대교 사이 이곳 금호강 둔치 10만여㎡에 25억 원을 들여 파크골프장과 야구장을 짓고 있습니다.
구민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구청이 만드는 이유입니다.
환경단체는 금호강에 살고 있는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모두 파괴된다며 개발 계획을 철회하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정화 / 녹색당 대구시당 운영위원장▶
"얼마 남지 않은 생존의 수세에 몰린 동물들의 서식지를 그대로 두십시오. 동물들이 그 습성대로 살아도록 보호할 의무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있습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최근 3개월간 금호강 생태환경을 조사한 결과 151종의 야생생물이 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중에는 법정보호종도 12종 포함되어 있습니다.
환경단체는 생물을 보호해야 할 환경부가 무분별하게 하천점용 허가를 내주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북구청은 구민에게 꼭 필요한 체육시설이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친환경적으로 설계했다고 밝혔습니다.
◀대구 북구청 관계자▶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 위한) 완충지역도 설치하고 옆에 버드나무 군락지도 있는데 거기도 살려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버드나무 군락지도 그대로 (보존하며) 진행하고 있고요."
지난 7월에는 수성구청이 매호동 일대 금호강변에 산책길을 조성하려다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시민사회 반발로 공사를 중단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