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사ON 대구MBC NEWS

[뉴스ON] "내란 가담" vs "정치 구형"···동대구역 박정희 동상, 일단 '그대로'

변예주 기자 입력 2026-10-04 10:00:00 조회수 143

내란 특검이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추경호 대구시장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될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는데요. 추 시장은 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다시 국회로, 또다시 당사로 세 차례 바꿨습니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은 190명 찬성으로 가결됐지만, 국민의힘 의원 108명 가운데 표결에 참여한 의원은 18명뿐이었습니다.

"내란 가담" VS "정치 구형"


특검은 추 시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전화로 계엄 협조 요청을 받았고,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추 시장이 국회에서 계엄군과 같은 역할을 자처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당시 계엄을 해제하느냐, 마느냐는 국회 정족수 확보에 달려 있었습니다. 계엄군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긴박한 상태에서, 단 한 명의 의원이라도 더 본회의장에 들어와 계엄 해제 요구안에 표를 던져야 했던 상황이었던 건데요. 특검은 "151명이 채워지지 않도록 추 시장이 국민의힘 의원 108명의 표를 묶는 데 앞장섰다”는 이유를 밝혔습니다.

추 시장은 최후진술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전화도 2분 남짓으로 짧았고, 부탁도 받은 적 없다며 “특검이 전혀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통에 아쉬움이 있었다면서도 “의원들의 국회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려고 한 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당시 국회의장에게 국힘 의원들의 국회 출입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재판이 끝난 뒤에는 "특검이 정치 탄압 기소에 이어서 오늘 터무니없는 정치구형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건의 내란 관련 재판, 어떻게?

윤석열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징역 30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이 선고됐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항소심 징역 15년으로 감형됐고요.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은 1심에서 징역 25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에는 1심 징역 7년, 항소심 징역 9년이 선고됐습니다.

20년 구형에···대구시정 공백 우려도


추경호 대구시장은 선출직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되는 만큼 시정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공항 건설과 대구·경북 행정통합 등 중앙정부 협의가 필수적인 굵직한 현안들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의당과 진보당 대구시당, 지역 시민단체들은 행정 공백으로 인한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추 시장과 대구시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는데요. 1심 선고 결과는 다음 달 18일 열립니다.

동대구역 앞 박정희 동상, 일단 그대로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한 박정희 동상, 일단 그 자리에 남게 됐습니다. 동상을 철거해 달라는 국가철도공단의 요구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동상 건립에 처음 불을 지핀 건 민간단체였습니다. 2023년 11월, 박정희 대통령 동상 건립 추진위원회가 출범식을 열고 동상을 세울 후보지 중 하나로 동대구역 광장을 언급했습니다. 

넉 달 뒤인 2024년 3월, 홍준표 당시 대구시장이 SNS에 "대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릴 때가 됐다"라며 동대구역 광장 이름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동상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대구시는 열흘 만에 관련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습니다. 이후 예산 14억 5천만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고, 시의회 역시 재적 의원 32명 중 31명이 찬성하며 순조롭게 통과시켰습니다. 그해 8월에는 '박정희 광장'이라고 쓰인 표지판이 먼저 세워졌고, 12월에는 예산 6억 원을 들인 동상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한국 산업화 이끈 주역" VS"독재, 쿠데타···대구시 독단 행정"


계획이 발표됐을 때부터 시민사회에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습니다. 대구시와 동상을 찬성하는 단체 등은 박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새마을운동 등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주역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당시 야권과 지역 시민단체는 독재, 쿠테타, 인권유린의 이력이 있는 인물의 동상을 세우는 건 부적절하고 의견 수렴 과정 없이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반발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시민 만 4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 조례 폐지안이 시의회에 제출됐지만, 시의회에서 부결됐습니다.

동상 건립에 맞불 집회에 달걀 투척까지


제막식 당일 찬성 측과 반대 측의 맞불 집회가 있었고요, 한 시민단체에서 동상 인근에 욕설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동상이 훼손될까 봐 대구시청 직원들이 밤마다 지켰고, 감시 초소까지 세워지면서 과잉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한 20대 남성이 동상에 달걀을 던졌다가 자수해 경찰 수사를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동상 존치 놓고 법정 소송도···재판부 "동대구역 광장 대구시 사용·권리권 인정돼"


동상이 세워지기 전부터 국가철도공단이 공사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었고, 이어서 철거 소송까지 했습니다. 지난 10월 1일, 법원이 대구시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국가철도공단은 동대구역 광장은 국가 소유 부지인데, 대구시가 사전 허가나 협의도 없이 동상을 세웠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대구시는 2017년부터 광장을 장기간 관리해 왔고, 시설물도 여럿 설치했다고 맞섰습니다. 박정희 동상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건데, 최종 준공 승인이 이뤄지면 광장 소유권도 대구시로 이전된다며 철거 요구는 권리남용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국가철도공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라"고 했습니다. 동상이 건립될 무렵, 동대구역 광장에 대한 대구시의 사용권이나 관리권이 인정된다는 겁니다.

국가철도공단이 항소할 경우 2심이 진행되고, 찬반 논쟁도 과열될 전망입니다. 동상 설치를 추진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사법부는 아직 살아있다는 안도감에 한시름 놓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역사적 인물에 대한 공과는 있을 수 있어도 상대 진영의 인물 동상만 철거하라는 좌파들의 억지 논리는 나라를 멍들게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심 선고 전부터 대구지법 앞에서 동상 철거 반대 집회에 나섰던 보수단체들은 1심 판결에 환호했고요, 동상 철거를 주장해 왔던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는 논평을 통해 법과 역사 정의를 외면한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까지 겹치면서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 추경호
  • # 대구시장
  • # 계엄해제표결방해
  • # 내란
  • # 특검
  • # 박정희동상
  • # 동대구역
  • # 철도공단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