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름철만 되면 되풀이되는 녹조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운영하는 조류 경보제가 현실과 전혀 맞지 않아, 어린이집 원생들이 녹조에 그대로 노출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류 경보제에 대한 대수술이 시급합니다.
심병철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8월 14일 낙동강 대구 화원유원지 선착장 부근입니다.
물 색깔은 초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통 짙은 녹색으로 변해 있습니다.
강변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용 보행교 옆은 짙은 녹조 띠가 길게 퍼져 있습니다.
물가에 다가서자, 악취가 진동합니다.
그런데도 이곳에서 유람선이 버젓이 운행하고 있습니다.
한 어린이집 원생들이 교사들의 손을 잡고 유람선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곽상수 창녕환경운동연합 의장(목격자)▶
"이제 배 타면 큰일 난다라고 했는데 선생님들이 이제 유람선에 물어보니까 문 꼭 닫고 타면 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 애들이 탔어요."
유람선이 운행한 날은 화원유원지와 가까운 강정 고령 지점의 유해 남세균 수가 1㎖당 49,400개를 넘어 녹조 경보 '경계'가 발령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환경부 매뉴얼 상 수상레저나 어로 행위 자제는 '권고' 사항이어서 운항을 강제 중단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 ▶
"아직 법적인 강제 조항은 없어 가지고···일단은 저희가 그거 관련해서 저희한테도 이제 민원이 들어온 상황이긴 하거든요. 그래서 달성군에 전달을 했고, 현재는 선박 운행 중단한 상태입니다."
더욱이 8월 18일 기준 강정 고령 지점의 유해 남세균 수는 1㎖당 483,021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학계에서 독성이 폭발적으로 급증하는 임계점으로 보는 1㎖당 '5만 세포' 이상을 10배 가까이 초과한 것입니다.
하지만 조류경보제는 3단계 중 2단계인 경계에 그쳤습니다.
현행 최고 단계인 '조류대발생' 기준은 유해남세균이 1㎖당 100만 개 이상일 때 발령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이 정도의 수치가 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승준 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과 교수▶
"일반적으로 위해성 평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5만에서 한 10만 셀 정도의 남세균 세포 수가 되었을 때 본격적으로 녹조 관리가 들어가고 시민들에게 보고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미국 환경보호국과 같은 해외 선진국들의 환경 당국은 유해 남세균 수가 수만 개만 되어도 수상 활동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경보 기준을 현실화하고, 수상 활동 제한 규정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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