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응급환자를 받아온 왜관병원 응급실이 8월 1일부터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응급실에서 근무할 전문의를 구하지 못한 데다, 지역 응급의료를 유지하기 위한 지원에도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응급실이 문을 닫으면 칠곡 지역 중증 응급환자들은 대구나 구미 등 다른 지역으로 이송돼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만나보니’에서는 김지완 왜관병원장을 만나, 지역 응급실이 문을 닫게 된 현실적인 이유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들어봤습니다.
Q. 응급실 문을 닫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김지완 왜관병원장
응급실 근무가 가능한 당직 의사 응급실 의사에 대한 구인이 어려운 게 가장 직접적인 병원(응급실) 문을 닫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특히 2024년도 의정 사태 이후로 완전히 체계가 무너졌다고 느낄 정도로 시스템이 완전히 변했다고 느낄 정도로 구인난이 극도로 심해졌고···
흔히 3억을 줘도 못 구한다. 5억을 줘도 의사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다. 이런 건 처음에는 자극적인 기사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실제로 응급실 운영을 위해서 최소한의 인력을 우리가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구인해 보고 여기저기 수소문도 해보고 알아도 봤지마는 실제 거의 그 수준으로 구인하기가 어렵다는 거를 알게 됐죠.
제가 2026년 5월이니까 얼마 전이죠. 저 혼자 17일 동안 당직을 섰더라고요. 하도 당직 의사가 구해지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렇게 노력해도 끝끝내 해결할 수 없어서 아쉽게도 이렇게 문을 닫게 됐습니다.
Q. 응급실이 사라진다는 건 지역민들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이런 과들 저런 과들이 신설됐다가 폐과되는 경우는 봤습니다마는 그거야 수익 구조에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응급실이라는 그곳은 단순히 비즈니스 모델로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사실 아니고 제가 한 달에 15일씩 (당직 서고) 혹은 지난 8년 동안 계속 그래도 노력했던 여러 이유 중에 그래도 나름대로 사명감이 있는 일이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지역사회에 내가 야간에 저녁에 아플 때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 있다, 없다는 것에 대한 그래도 있는 것과 아예 없다는 거는 지역민들이 느끼기에도 굉장히 그거는 사실 큰 문제이기 때문에, 의료 인프라 중에서도 응급실은 최전선에 있고 가장 필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느 다른 과와는 다르게 응급실 폐쇄에 대해서는 저뿐만 아니라 전 직원이 병원이 문을 닫나, 닫는다는 느낌이 먹먹한 느낌이 들 정도로 대단히 상실감이 크고, 어쨌든 끝까지 지켜보려고 했는데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또 나아가서는 지역민들께 죄송함 뭐 이런 마음이 큽니다, 사실.
Q. 응급실이 지역에 꼭 필요한 이유는?
우리 역할을 대체할 만한 다른 보건소나 이런 데서 역할을 이어가시겠지만, 그래도 야간에 했던 여러 가지 병원급에서 제공할 수 있었던 의료 서비스가 없어지면서부터는 지역민들께서는 상당히 첫째 불편함을 느끼실 거고 상징성도 큰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아, 그래도 야간에도 병원 진료받을 수 있는 곳이 있는데"라는 느낌과 "이제는 내가 사는 곳이 굉장히 의료 취약 지역이 되었다"는 그 어떤 느낌, 이런 건 응급실 이용을 하는 사람이든 하지 않는 분이든 간에 누구나 다 아마 지역민이라면 느끼시지 않을까? 그 상실감을, 그런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작업을 하시다가 벌에 쏘이셔서 그분은 ‘아나필락시스’까지 오신 분이셨어요. (응급실에) 도착하셔서 심정지까지 일어난 아주 중한 케이스였죠. 말 그대로 초응급 상태였기 때문에 모든 인력이 이분에게 심폐소생술 및 응급조치를 취했습니다. 다행히 다시 돌아오셔서 구급차 타고 상급 병원 가셨는데 그 사례만 놓고 봐도 만약에 우리 응급실이 없었었다면 왜관에 큰 병원의 상급 병원의 빠른 시스템을 잘 운용해서 전원을 한다 하더라도 그분은 진짜 1분 2분 상관으로 생명이 오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응급실을, 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분을 접하면서는 앞으로의 일이 걱정되고 했었던 그런 좀 분이 생각이 납니다.
Q. 응급실을 지키려면 바뀌어야 할 것은?
좀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의료 취약 지역이라고 따로 있습니다. 거기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조금과 왜관을 보면 비교적 가까운 곳에 구미, 그리고 조금 더 가면 대구가 있다 보니 소위 얘기하는 의료 취약 지역에서는 배제가 되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의료 취약 지역에 해당하는 보조금은 저희는 받지는 못하겠죠. 그래서 지자체에서 논의를 통해서 책정한 예산, 그 예산을 가지고 지금까지는 운영해 왔습니다.
근데 그 예산이 결국에 구인난과 부딪히면서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고, 현실적으로 '환자가 이만큼인데 왜 인건비는 이만큼 드나요?'라는 이런 산술적인 건 사실은 현실적으로는 그렇죠.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서 정해지는 이런 인건비들이 탁상 행정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그런 관점에서 입장차를 줄일 수 없었던 건 참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고, 향후에 저희 병원 혹은 다른 곳에서 또 위탁이 돼 가지고 만약에 지역에서 다시 응급실을 어디선가 활성화한다면 분명한 거는 (지자체와) 계속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 이게 상당히 (응급실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지역의사제가 해결책이 될까요?
우선 지역의사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그 속내를 들여다봐야 하겠죠. 단순하게는 지역의사제에 대한 소위 10년이면 10년, 15년이면 지정되어 있는 관내에 근무해야 한다는 의무를 특정 지역에 배치해서 만약에 인력 부족을 해소하겠다, 그런데 직업 선택의 자유라 할까요? 그런 헌법상 보장하고 있는 자유하고는 또 상충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과연 ‘반드시 이 병원 여기서 일을 해야 해’라는 문제와 또 ‘이 지역에서 어떤 특정 내가 잘할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맡겠다’는 거랑은 또 차이가 있을 수 있거든요. 어디까지 투입될 수 있는지? 어디까지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무를 우리가 책임을 부여할 수 있는지. 일단은 그런 아주 실무적인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고, 아마도 지역의사제가 활성화된다 하더라도, 물론 시행이 되면 된 뒤로 계속 수정 보완이 필요한 제도겠지만 그분들도, 예를 들어 더 필요한 곳 같은 곳이라면 더 필요한 곳에 우선 배치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우선순위에서 밀려서라도 과연 이곳까지 와 주실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사실 듭니다.
Q. 응급실을 살리려면 가장 시급한 대책은?
현실적으로 당장 운영을 위해서 필요한 해결책이라면 국가나 정부나 지자체의 상황을 좀 직시하고 이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원, 이런 부분이 우선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캐나다 같은 경우는 의사들이 계약직 전문의들이 순환 당직 개념으로 이 지역에서 일주일, 저 지역에서 일주일, 이렇게 서는 개념이 있다고 합니다. 'Flying Doctor'라고 들어본 바가 있는데 그런 제도가 지역의사가 정식 배출됐을 때 그 인력들을 활용하는 데 하나의 시스템으로 도입해도 될 것이고, 아니면 그전에 가교 역할로 그런 선진 제도를 한번 참고해 봐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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