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 50주년으로 떠들석한 분위기의 베트남에서는 최근 경제 개혁 변화의 흐름이 급격하다고 합니다. 첨단기술법 도입이나 친환경 에너지와 같은 부분에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런 부분에 진출을 활발하게 이어가는 분위기인데요. 13세기 고려시대부터 이어져온 한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재조명하는 움직임도 보인다고 합니다. 대구MBC 시사 프로그램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베트남의 여러 현안을 호찌민시 한국국제학교 역사교사인 남현정 대구MBC 통신원에게 자세히 들어봅니다.
Q. 세계 각지 뉴스 현지 통신원 통해 직접 듣는 월드 리포트, 오늘은 베트남 호치민의 남현정 통신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A. 네, 안녕하세요?
Q. 요즘 호치민 시내 떠들썩하다는데 어떤 일입니까?
A. 네, 바로 내일인 2026년 7월 2일이 옛 사이공시가 호치민시로 공식 개칭된 지 정확히 5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인데요. 1975년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통일하고 사이공이 함락, 해방된 이후에 1976년 7월 2일 베트남 국회에서 도시 이름을 호치민 주석의 이름을 따서 바꾸는 결의안이 공식 통과되면서 지금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50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되는 통일궁과 인민위원회 건물 등등에서 리허설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요. 내일 밤에는 불꽃놀이도 한다고 합니다.
Q. 불꽃놀이까지 화려하게 기념을 하는군요. 사실 도시 이름 삼을 만큼 베트남에서 각별히 존경받는 인물이 호치민 주석인데, 지금 베트남 국가 주석이자 서기장은 또럼 서기장이죠. 개혁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 베트남의 시진핑으로 불린다면서요. 평가는 어떻습니까?
A. 네, 또럼 서기장은 지난해 63개 성과 시를 34개 성·시로 통폐합해서 공무원 인력을 줄이고, 각 성과 시의 최고위직인 인민위원장을 해당 지역 출신이 못 하게 하는 등 강도 높은 반부패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베트남의 행정을 뇌물과 인맥이 아니라 법적 테두리에서 효율적 행정, 예측 가능한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었죠.
또 베트남판 금융실명제를 발표하며 금융 개혁을 통해 탈세를 막고 지하 경제를 시장으로 유입시키는 정책도 실시했고요. 또 빈, 썬 그룹과 같은 기업들도 경제 인프라를 담당할 산업을 이끌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합니다.
베트남 국민들이 느끼는 또럼 서기장의 개혁은 우선 '벌금이 너무 많아졌어요'라는 말처럼 초기에 굉장히 많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불만을 야기했었는데요. 지금 베트남 국민들은 차츰 베트남이 좋아지고 효율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느끼면서 또럼 개혁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점차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Q. 초기보다는 개혁의 방향성에 공감대가 더 많이 형성됐다는 뜻일 텐데, 이런 정치 변화가 경제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이에요. 체질 변화되고 있다면서요?
A. 맞습니다. 베트남은 지금 제2의 도이머이(Doi Moi) 경제 개혁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데요. 과거 1990년대에 시작한 경제 개혁 도이머이가 공산주의 사회주의 베트남이 외국 자본을 받아들이는 개혁이었다면, 지금 또럼 서기장의 도이머이는 저임금 노동력에 기반한 생산 기지가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경제 전반에 첨단의 색깔을 입히는 개혁입니다.
최근 첨단기술법이 개정되면서 기존 외국인 직접투자가 투자 금액이나 고용 규모만 보고 세제 혜택을 줬다면 이제는 AI·반도체 등 핵심 전략 산업에 기여할 기업들에게 최고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고요. 고부가가치 핵심 산업 중심으로 베트남 경제를 재편할 포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Q. 성장률뿐만 아니라 베트남 경제 산업의 체질 개선까지도 개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역시 AI·반도체 같은 첨단 산업의 글로벌 어디에도 예외가 없습니다. 베트남도 또 동참을 했는데, 그런데 그러면 전력의 수요도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친환경 에너지 수요에 대응할 채비, 베트남 돼 있습니까?
A. 네, 맞습니다. 특히 베트남 전기차 시장이 빈 그룹의 빈패스트를 중심으로 4년 만에 7배 이상 성장하고, 시장 점유율도 4.7%에서 5년 만에 약 30% 급증했는데요.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추구하는 전면 전기차 전환을 위해서는 전력 수급 압박이 현실적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수력, 풍력, 태양광 등 저배출 전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해상 풍력과 원전을 추구하고 있지만, 전력망 현대화와 효율적 전력 사용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베트남 가정에서 자기 소비형 옥상 태양광에서 남는 전기를 전력망에 판매할 수 있는 한도를 20%에서 50%로 높인 시행령을 공포했고요. 그래서 태양광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하노이에서는 환경 에너지 산업 전문 전시회인 '2026 엔텍 베트남'이 열려서 우리나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즉 코트라가 K-친환경 기업들과 함께 베트남 에너지 환경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도 했습니다.
Q. 지난 4월 이재명 대통령이 베트남 국빈 방문했을 때 전력 인프라 협력 양해각서 체결했는데, 양국의 이런 교류도 앞으로 지켜봐야 되겠고요. 한국과 베트남의 인연이 13세기 고려 시대부터 시작됐다고요?
A. 네, 맞습니다. 우리나라 고려가 있었던 11세기에서 13세기 약 200년 동안 베트남에서 유지된 왕조가 리 왕조인데요. 천 년간 계속된 중국 지배에서 독립한 뒤에 최초로 장기 집권한 베트남의 왕조가 리 태조인 리꽁우언이 건국한 리 왕조입니다. 리 왕조는 현재의 하노이인 탕롱으로 천도하고 다이비엣, 즉 대월이라는 국호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200년간 장기 집권한 리 왕조가 쩐투도에 의해서 멸망하면서 다시 쩐 왕조가 수립됩니다. 그때 리 왕조 제6대 황제 영종의 아들인 리용상은 무자비한 숙청을 피해서 1226년, 즉 800년 전에 일족과 부하들을 데리고 탈출했고요. 남송, 대만, 금, 몽골 등을 거쳐서 고려의 황해도 옹진군 화산포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베트남 왕자가 표류해 왔다는 소식을 들은 고려 조정에서는 크게 환영하며 화산 이씨라는 성시도 하사하고 이용상이 고려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몽골이 고려를 침입했을 때 이용상이 공을 세우기도 했고요. 지금은 이용상의 후손들이 경북 봉화군에 집성촌을 이루면서 살고 계신다고 합니다. 올해가 2026년이니까 역사적 인연이 딱 800년이 되는 해고요. 이러한 역사적 발자취가 오늘날 양국 관계를 심화시키는 문화적·외교적 자산으로 재조명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Q.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이 씨다 보니까 리 왕조 후손이냐는 베트남 국민들의 댓글도 있었다고 하는데, 앞으로 또 여러 관광 상품, 경북에서도 기대해 보면 이 역사가 더 많이 알려지지 싶습니다. 자, 베트남 호치민에서 오랜만에 남현정 통신원 잘 들었습니다.
A.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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