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12.3 비상계엄 관련 1심 판결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습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헌법과 법률 절차를 무시한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로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한 전 총리는 재판 과정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거나 소극적으로 관여했다며 불가피성을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판단해 배척했습니다.
영혼 없는 거수기는 공범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진보와 보수 정권을 넘나들며 총리직을 두 번이나 역임한 그의 이력은 직업 공무원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처럼 보였습니다.
처세의 달인, 행정의 마스터로 불리던 그의 화려했던 50년 관운이 사실은 ‘영혼 없는 기회주의’의 누적이었음을 냉혹하게 증명했습니다.
그가 평생을 지켜온 ‘무색무취’의 처세술은 결국 독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정권의 색깔에 맞춰 자신의 소신을 유연하게 바꾸는 능력을 그는 ‘유능함’이라 믿었겠지만, 역사는 이를 ‘비겁함’이라 기록할 것입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위에서 내려오는 명령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에만 골몰했던 ‘영혼 없는 공무원’의 전형이 결국 국가 시스템을 파괴하는 내란의 도구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악은 악마의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비판적 사고가 거세된 관료의 기계적인 도장 찍기,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경고했던 ‘악의 평범성’이 다시 생각나는 판결이었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의 용기가 이런 파괴적인 악의 현실화를 막았다는 재판장의 말이 가슴을 울리던 판결이었습니다.
- # 위클리키워드
- # 한덕수
- # 비상계엄
- # 친위쿠데타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