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국헌 문란과 폭동이 안 된다는 것만 헌재에서 잘 설명하면 잘 정리되겠거니 순진하게 생각한 것이다. 이런 바보가 어떻게 친위 쿠데타를 하느냐"며 스스로 바보라고 칭했습니다.
게엄령의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구체적인 폭력과 불법성에 대해서는 몰랐다거나 의도가 아니었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자신이 내린 명령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예측하지 못했다면 그는 ‘무능한 바보’이고,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이라면 ‘비겁한 바보’입니다.
한국 정치사에서 ‘바보’라는 별명은 이중적인 층위를 갖습니다.
하나는 계산이 빤한 이익을 좇지 않고 무모하게 원칙에 투신하는 이를 가리키는 헌사(獻辭)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적 셈법과 대중의 정서를 읽지 못한 채 고집만 피우는 이에 대한 멸칭(蔑稱)입니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정치적 신념을 위해 견고한 벽에 균열을 내고자, 가능성이 희박한 도전을 계속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국민이 붙여준 별명이 바보입니다.
그런데 바보라는 말로 자신의 무고하고 순진함을 강변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모습이 겹치면서 그가 말하는 바보가 무엇인지 더 선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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