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안성기는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라디오 스타’에서 나온 따뜻하고 소탈한 매니저를 떠올리지만 젊은 시절의 안성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군사 독재 시절이던 1980년대 작품에서는 무기력하고 고뇌하는 청년과 지식인의 상징이었고, 정부의 검열이 조금씩 약해지자 전쟁과 이념 대립에서 파괴되는 인물의 역사의 비극을 다루는 역할을 맡는 것에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국민 배우’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은 안성기는 한국전쟁 당시 부모님이 대구로 피난 왔다가 태어났는데요, 이후 안성기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깊이가 대구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요?
김준연 MC
네, 오늘 초대석에는 뭐 더 이상 설명이 필요가 없죠.
이은숙 MC
그렇죠. 영화배우 안성기 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성기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준연 MC
대구에서는 사실 뵙기 힘든 분인데, 저도 반갑습니다.
대구는 자주 내려오시는 편입니까? 어떻습니까?
안성기
자주 아니죠, 가끔인데. 제가 전쟁 중에, 그런데 이 대구하고 묘한 인연이, 피난 중에 여기서 낳았답니다. 여기서 낳아서 다시 마산 쪽으로 갔다고 그러는데 그런 인연이 있어요.
이은숙 MC
고향과 비슷하겠네요. 고향쯤으로···
김준연 MC
그렇군요. 그럼 이번에는 어떤 일로 대구에 오신 겁니까?
안성기
예, 대구에서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조금 아까 잠깐 자료 화면에서 봤던 그 영화가 이제 상영이 됩니다.
서울에서는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많은 관객이 모여들었는데, 부산이라든가 다른 지방에서는 상당히 관객의 발길이 뜸해요.
김준연 MC
아, 그렇습니까?
안성기
이 영화가 좀 어렵고 좀 진지하고 이래서 아마 좀 그런 모양인데···
김준연 MC
그런데 저희들도 이 특수 촬영이라든가 뭐 유명한 출연진 그래서 화제를 참 모으고 있다 얘기를 들었었는데, 뭐 소개를 좀 해 주시죠. 지금 나가고 있는 장면이라든가 영화에 대해서···
안성기
예, 제가 지금 1인 2역을 하고 있죠. 저의 그러니까 어렸을 때의 모습을 이렇게 지금 떠올리는 것이죠. 이건 또 아버지의 모습이고 약간 좀 영화가 좀 어려워요.
그래서 관객분들이 좀 쉽게 이렇게 접근하기가 좀 어려운 듯한 느낌이고, 이게 가만히 이렇게 감상해 보면 상당히 재미도 있고 좋거든요?
이 영화에서는 좀 다른 영화하고 좀 특징이, 새로운 인물들이 많이 좀 등장을 합니다. 기존 영화배우보다는 연극을 하셨던 분이나 뭐 또 지금 국악을 지휘하고 계신 분, 또 영화학과 교수님, 이런 분들이 직접 연기자로 출연을 하셔서 좀 못 보던 새로운 그런 인물들을 많이 만날 수가 있죠.
이은숙 MC
네, 시대적인 배경이 좀 옛날인 것 같네요.
안성기
예, 6·25 때 전후해서요. 영화가, 그러니까 어떤 두 가지의 주제를 갖고 있습니다.
하나는 그 당시를 살아갔던 네 명의 중요한 여성이 있는데, 그 여성분들, 각자 좀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 여인네들의 어떤 삶의 모습과, 그리고 지금 이 장면에서 보여지는데, 그 섬에, 그러니까 어떤 뭐 공산주의다 뭐 이런 이데올로기하고는 전혀 관계없이 살던, 뭔지도 모르고 살던 사람들이 그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서 결국 희생됐다는, 과거의 그 어떤 아팠던 어떤 그러한 일, 사실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이은숙 MC
‘아내는 뭐 여자보다 아름답다’라든가 이런 것들을 보면서 참 가정적이라는 얘기도 많이 들었거든요? 실제로 어떠세요?
안성기
저 그런 덕을 상당히 많이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좀 가정적이긴 하죠.
그리고 술 같은 것도 잘 못하기 때문에 일 끝나면 바로 집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집에 있을 때가 가장 좀 제 자신이 편하고, 그래서 집에 뭐 주로 있다 보니까, 항상 또 집에 먼저 들어가고 이러다 보니까 그렇게 소문도 나고, 사실이 그거는 맞습니다.
이은숙 MC
아역으로 출발을 하셨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의 연기자가 되시기까지 어려운 점도 참 많으셨을 것 같아요.
안성기
그렇죠. 저 어렸을 때는 멋모르고 어떻게 시작을 하게 돼서 중학교 때까지 했고, 그다음에는 제 의지대로 선택을 해야 할 그러한 상황에 와서 영화는 한번 해볼 만한 것이 아닌가, 나중에, 사실 영화 하려고 생각을 못 했었어요.
어렸을 때는 그냥 정말 우연히 한 것이고, 내가 과연 이것을 내 의지대로, 또 나의 어떤 재능과 실력이 이게 과연 괜찮을 것인가 굉장히 고민이 됐어요.
잘 되면 좋지만 안 되면 굉장히 나쁜 그런 것이거든요.
이은숙 MC
연기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개런티도 무시할 수는 없는 거 아닙니까?
얼마 전에 박중훈 씨가 최고의 선배인 안성기 씨가 받는 개런티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없다, 이렇게 해서 내려서 받았다고 그러거든요? 개런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안성기
사실 너무 많이 알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조금 몰라야 하는데, 전체 어떤 제작의, 우리나라의 어떤 규모라든가 시장의 규모라든가, 쓰여지는 그 제작비, 여러 가지 항목, 뭐 그런 걸 너무 많이 알다 보니까 제가 이만큼을 받아내면 다른 데가 이렇게 좀 줄여지는 그러한 것이 사실 있거든요?
이은숙 MC
남의 입장까지 생각을 하시면서··· 우리 한국 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안성기
예, 이제는 방법이 없게 됐습니다. 작년, 재작년, 뭐 그전까지는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못 했다 뭐 이러는데… 저희 ‘그 섬에 가고 싶다’도 그런 부분이 있거든요? 예전 같으면 좀 상영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부분도 다 이제 아무 심의에 문제가 없고, 이제는 정면 대결을 해야 하죠, 관객들하고.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이제 잘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핑곗거리가 없으니까···
(영상편집 윤종희)
- # 안성기
- # 그섬에가고싶다
- # 라디오스타
- # 한국전쟁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