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격동의 시간이었습니다.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정치적 격변이 어느 때보다 극심했습니다. 대구와 경북지역은 초대형 산불과 대구시정의 리더십 공백으로 주요 현안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이와 함께 노동과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이어지며 우리 삶 가까이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나타난 한 해였습니다.토크ON 2025년 올해의 이슈를 결산해 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천용길 시사 평론가, 김은혜 대구 MBC 기자 나오셨습니다. 먼저 2025년을 정리를 한번 해 보고 넘어가죠. 두 분은 올 한 해를 관통하는 단어나 한마디를 꼽는다면, 어떤 것을 꼽으시겠습니까?
[천용길 시사 평론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야구의 유명한 명언이었죠. 2025년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도 8회 말에 갑자기 역전하는 경기가 있었던 것처럼 올 한 해 우리 사회에도 비상 계엄, 친위 쿠데타에 대한 후속 작업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025년에도 지속됐고요. 산불 역시도 꺼졌지만 시민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안타까움은 아직 다 진화하지 못했다는 부분을 좀 기억하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김은혜 대구MBC 기자]
현재 진행형으로 표현해 주셨는데 저는 처음 생각난 표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였습니다.어쨌든 정말 많은 일이 있기는 했고 어쩌면 오랜 시간 우리가 머뭇거리고 힘들어할 수 있고 혼란한 상황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내에 많은 것들이 어느 정도는 회복했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해결할 힘을 가지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지나왔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올 3월이죠. 대형 산불이 경북에서 발생했는데 이게 역대 최악의 산불이라고 합니다.어느 정도 피해가 있었는지 먼저 짚어볼까요?
[김은혜 대구MBC 기자]
지난 3월 22일이었습니다. 의성군 안평면, 안계면에서 시작해서 해안가인 영덕까지 번졌습니다. 최종 149시간 만에 진화됐고요. 전체 소실 면적이 10만 ha에 가깝습니다.국내에서 단일 산불 피해 면적으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아주 컸다는 건데요. 고령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 피해 지역이다 보니까 대피 과정 등에서 피해가 좀 있었고요. 3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7천여 곳의 시설물, 주택 4천여 채가 소실되면서 이재민이 4만 명 가까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천년 고찰 고운사 등 문화유산도 소실을 피할 수가 없었는데요. 피해 원인은 당시 평년 기온보다 높은 기온도 있었고 강풍도 있었지만,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부분 그리고 피해 지역 산림이 산불이 잘 확산할 수 있는 침엽수림인 산지 환경도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특별법이 마련됐다고 하지만 사각지대에 여전하다고 하는데 김 기자 볼 때 복구 과정에서 보완할 점은 어떤 게 있다고 봅니까?
[김은혜 대구MBC 기자]
특별법이 마련이 됐지만 시행 자체가 10월 28일자입니다. 그래서 어떤 역할을 지금 막 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정말 초기 단계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저는 주민 일상 회복과 화재 대응, 행정 그리고 산림 복구 세 측면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좀 살펴봤는데요. 그전에 일단 환경 시민단체가 최근에 피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가 있는데 의미가 있다 싶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피해 주민들 300명을 조사했는데 80% 정도는 특별법의 내용을 잘 모른다고 대답했고요.입법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답변도 62%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10월을 기준으로 피해 주민 10명 중에 6명이 아직도 본인들의 주거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 거주 시설에서 살고 계신 것으로 나타났고요. 피해 주민의 70%는 산불 피해 이전의 소득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직 집에 못 돌아가셨는데 주택 복구 계획을 왜 못 세웠는지 물었을 때는 비용 부족을 많이 꼽았는데요. 지금 피해 복구 지원을 하는데 감가상각을 고려해서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 신축 비용이 더 많이 들 수밖에 없잖아요? 피해 주민들이 고령층이거나 취약계층은 주거지를 새로 짓겠다는 시작이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또, 피해 주민들의 87%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거든요.이런 것도 좀 앞으로 우리가 피해 복구를 할 때 세심히 살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많이 지적됐던 야간에 운행할 수 있는 헬기 운용, 낡은 산불 헬기를 새로 바꾸는 문제 이런 것은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지 뭔가 해결됐다고 보기가 좀 어려운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천용길 평론가는 복구 과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천용길 시사 평론가]
앞서 김은혜 기자가 짚어주신 것처럼 복구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거주지 주거지를 다시 회복하는 문제가 산불 특별법에도 담겨 있지만, 농촌 지역은 오래전에 지었던 집이기 때문에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책정되지 않습니다. 보상금으로 이 집을 다시 짓기가 매우 어렵다고 하는 부분을 특별법에서는 제대로 담아내고 있지 못한 부분이 한 가지가 있고요. 법률에서 담아내지 못한다면 이 부분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 등을 통해서 지원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또 한 가지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부분인데요. 평생의 보금자리를 잃은 것은 물적인 피해액만으로 산출되지 않습니다. 보셨겠지만, 산불이 나고 빠져나올 때 특히 고령의 어르신들이 안타까워했던 것이 내 재산이 소실돼서가 아니라 내 추억과 내 삶이 담긴 것들이 사라진 부분에 대해서입니다. 일정 부분 마을별로 공동체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들도 있는데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날 게 아니라 적어도 한 3년 정도 중기적인 지원 계획이 함께 좀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산불이 올해 나고 피해 복구가 됐으니까 끝났다가 아니라 2026년에도 예산 지원을 좀 할 필요가 있고요. 특별법에서 예산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라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더 신경을 쓰느냐의 문제가 2026년에 남은 것 같습니다.
[김은혜 대구MBC 기자]
또 한 가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게 산림 복구입니다. 특별법에서 산림청장의 산림 개발 허가 등의 권한을 시도지사에 일임한 부분에 대해서 경북 북부 지역에서는 난개발을 우려하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 보안 입법을 요구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도 중요하고요.
인공 복원을 할 것이냐, 자연 복원할 것이냐 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고운사는 자연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복원 하느냐에 따라서 산사태나 대형 산불을 더 막을 수도 있거나 반면에 조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상호 사회자]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거치면서 대구에도 큰 변화가 있었죠. 홍준표 전 시장이 조기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 시장직을 던지면서 시정 공백이 발생했습니다. 홍 시장 사퇴하고 난 뒤에 여러 가지 파장이 있었고 문제점이 지적된 내용들이 있는데 천용길 평론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천용길 시사 평론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역대 대구시장 가운데 가장 리더십이 강했던 시장이지 않았나 싶습니다.때문에 홍 시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던 몇 가지 정책들이 조금은 힘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TK신공항 사업이 있었고요.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사업 또한 홍 시장이 재검토하라고 추진했던 것도 다시 표류하게 됐고 취수원 문제 역시 홍 시장이 안동댐 물을 끌어다가 쓰겠다고 추진했는데 시장이 사퇴하고 나니까 이것이 다시 원점에서 논의되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한 가지 좀 덧붙이자면 홍 시장이 추진했던 대구의 5대 신산업도 시장이 사퇴하고 나니까 추진할 동력을 좀 잃어버리면서 다음 차기 시장으로 좀 넘어간 모양새가 됐습니다. 대구시에 굵직했던 네 가지 정도가 2026년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좀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김 기자에게는 이렇게 한번 질문을 해보고 싶은데요. 홍 시장이 사퇴하고 난 뒤에 없어졌던 게 부활하거나 재검토되기 시작한 거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김은혜 대구MBC 기자]
천용길 평론가가 말씀해 주신 대로 다음 시장에게 많이 넘어간 측면이 있고요. 다시 생겨난 것 중 저는 공무원 채용 시험 관련한 거주지 제한을 좀 꼽고 싶은데요.

원래 공무원 채용 시험 해당 연도 당시 면접일까지 해당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던가 과거에 한 3년 정도 거주했어야 한다는 거주지 제한 요건이 있는데요. 서울 빼고는 모든 지역에 있었습니다.그런데 2024년 7월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 공직사회의 개방성을 확대하고 많은 인재를 유치하겠다 하면서 이걸 없앴어요. 그래서 서울이랑 대구만 없었습니다.
지역 인재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판도 높았고, 실제 시행을 해보니 중도 퇴사가 많았다는 거죠. 역효과를 보고 대구시도 이걸 다시 적용한다고 했는데 이 자체가 홍 시장이 강하게 추진한 측면이 있었거든요. 이것이 부활한 것을 꼽고 싶습니다.
[천용길 평론가]
가장 큰 게 채무 ‘0’을 선언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방채 발행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시민들 입장에서는 빚을 내지 않겠다는 건 좋은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었는데 홍 시장이 물러나고 나서는 다시 지방채 발행을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필수적으로 대구시가 시민들의 삶을 위해서 지원해야 하는 부분들 예산이 부족해서 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고요.

또 한 가지가 홍 시장 체제 들어서면서 대구시 산하 공공기관, 출자 출연 기관들을 강하게 통폐합했습니다. 네다섯 개의 기관을 하나로 묶어버린다든가 특정한 기능은 없애버린다든가 이렇게 했는데 한 2년 정도 지나고 나니까 내부적으로 갈등도 있고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이걸 다시 좀 되돌려야 된다고 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사실 이걸 놓고 보면 시장이 들어와서 강하게 밀어붙였던 부분들이 한 3년 정도 지나고 시장이 물러나고 나니 이것들이 다시 제자리로 찾아가는 모양새가 올 연말에는 좀 보인다고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김 기자 산하 기관들이 하는 일이나 목표, 조직의 특성이 좀 다른데 이렇게 묶어 놓는다고 해서 시너지가 나거나 이러지 않을 거라는 비판이 있었는데 그 여파가 나타나는 거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김은혜 대구MBC 기자]
그렇죠. 그러면 “그래 문제가 많으니까 그럼 원래 있던 대로 원상 복귀를 하자” 이것도 사실 쉽지 않거든요. 얼마 전에 쇄신책 같은 걸 냈더라고요. 산하 기관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것을 이렇게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회복이 될지는 참 행정력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이번에는 반대 측면에서 한번 보죠. 숙의 과정이 부족했다고 지적을 많이 받았던 사업이 있고 그래서 이 사업들은 중단된 게 전혀 아쉽지 않다거나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정책들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게 있을까요?

[김은혜 대구MBC 기자]
박정희 기념 사업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박정희 기념 사업이 그러면 중단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시장 대행은 어떤 걸 강하게 밀어붙일 필요도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중단보다는 잠깐 중지가 됐다고 생각하고요.
결국 2026년에 시장이 누가 되냐에 따라서 저는 다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홍 시장만큼 강하게 추진하지 않겠지만요. 대구시의회에서도 박정희 기념 사업 폐지 조례안이 부결됐잖아요. 또, 우리 지역의 특성으로 봤을 때 국민의힘 소속, 보수 쪽 시장이 온다면 굳이 나서서 “제가 취임 기념으로 박정희 기념 사업은 숙의 과정이 부족했으니 그만하겠습니다.”그렇게 말하지 않을 거거든요.

저는 상징적으로 있는 박정희 동상은 결국 대구시와 국가철도공단의 소송 결과에 따라서 존폐 여부가 결정될 것 같고, 만약에 다음 시장이 왔을 때도 중단하겠다, 계속하겠다 이런 선언을 하기보다 어쨌든 숙의 과정을 좀 더 만들어서 시민들의 입장을 좀 많이 듣는 자세를 가진 행정가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상호 사회자]
천용길 평론가가 볼 때 정책 중에 차라리 이거는 중단되거나 철회된 게 다행이다 싶은 게 어떤 게 있습니까?

[천용길 시사 평론가]
시청자분들도 공감하실 텐데요. 공무원 골프대회는 중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전에는 공무원들이 모여서 골프대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없었고, 이게 공무원들의 동아리 활동 예산을 특정한 종목에만 몰아준 사업이었습니다.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수해 중에 골프장에 갔다가 그게 뭐가 문제냐? 라고 이야기했다가 논란이 된 적이 있었을 만큼 홍 전 시장의 골프에 대한 사랑이 좀 남달랐었는데, 공무원 골프대회는 시장이 적극적으로 좀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공무원들이 이걸 바깥으로 드러내놓고 적극적이지는 않았던 만큼 아마 2026년부터는 보기 어렵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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