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첫 해외 순방을 두고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발언 등 준비를 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미국이 한국을 존중하는 태도가 약해졌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전에 일본을 찾은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룹니다.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천용길 시사평론가와 함께 이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Q. 각종 정치, 사회 이슈 두 분의 논객과 짚어봅니다. 먼저 정치, 사회 현안 신문 지면을 통해서 합리적이고 날카롭게 분석하는 분입니다.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님, 오늘 벼르고 오셨습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네, 안녕하세요?
Q. 정치, 사회 현안 야구 해설처럼 기록과 확률로 접근하지만, 각본 없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천용길 시사평론가 어서 오십시오.
[천용길 시사평론가]
네, 안녕하십니까?
Q.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첫 순방 일정이 마무리됐습니다. 무려 3박 6일의 긴 일정으로 일본과 미국을 오갔는데요. 일단 새 정부의 외교력, 어떤 점수 주시겠습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글쎄요. 굉장히 다들 예의주시했다랄까. 민주당 쪽에서는 기대를 했을 거고, 국민의힘 쪽에서는 도대체 어느 수준의 외교 데뷔전을 치를 것인가, 한편에서는 우려도 있었겠죠. 전체적으로는 제가 보기에는 한 80점 이상?
Q. 80점 이상. 천용길 시사평론가는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100점 만점에 90점 주고 싶습니다.
Q. 그 점수를 주신 이유가 있으실 거 아니에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우선은 전임 정부와의 비교가 또 두드러졌다. 외교에 있어서 준비의 정도, 그러니까 대통령이 외교를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얼마만큼 준비했는가를 상대방 외교 국가 정상에게도 보여줬지만, 국민들에게도 좀 각인이 됐다. 특히 이번에 만년필이라든가, 피스 메이커, 페이스 메이커, 이런 라임을 맞춘 단어들까지도 모두 준비됐다고 봐야 하겠죠.
Q. 정교한 준비, 어떻게 보면 외교를 다뤘던 모든 분들에게 다 90점을 주신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전체적으로.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그럼 제가 상대적으로 좀 짜게 준 편인데, 그 이유를 설명드리자면 제 감상평이긴 하지만, 한국이 과거와 달리 리스펙트, 미국으로 보면, 존중을 좀 덜 받는다는 느낌이 들죠. 물론 지금 계엄 이후에 여러 처한 상황이 있고 또 외국 정상이 볼 때는 상대국의 전직 대통령이 수용 생활을 한다, 감옥에 가 있다. 어떤 연유로든, 그게 정치적 보복이든 뭐든 간에, 이게 굉장히 불편하게 다가와요.
그런 상황적으로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다 뭉뚱그려서라도, 또 한편으로는 트럼프가 굉장히 돌발적인 대통령이신데, 그것까지 다 감안하더라도 미국이 전체적으로 한국을 보는 것이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아니면 박근혜 전 대통령 쭉 이어지면서 최근에 우리가 봐왔던 것과는 달리 존중하는 부분이 약해졌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한미 정상회담에 조금 비중이 있게 점수를 주신 것 같은데요. 한일 정상회담도 앞서 있었잖아요. 시점이 이례적이었습니다.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한 것, 이 점은 어땠다고 보세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저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 한미 정상회담 전에 방문했던 게 좀 긍정적이지 않았나. 이것도 준비된 시나리오가 아니었나 보이는데요. 실제로 한미 정상회담 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간의 관계가 안 좋지 않냐, 우려된다고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까? 이 질문에 대해서 이재명 대통령이 그럴 줄 알고 일본에 가서 미리 총리를 만나고 왔다, 걱정하실 만한 문제는 마무리 지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이걸 고려한 걸로 보이고요.
사실 미국에서는 한미일 삼각 동맹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한미 동맹은 있지만 한일 동맹은 아니거든요. 이 부분을 풀려고 했던 걸로 보이고, 제가 이 장면을 보면서 신라의 삼국통일을 이끌었던 김춘추, 태종 무열왕이 떠올랐는데, 당시 김춘추가 642년에 고구려에 갔다가 감금되거든요, 동맹을 하려고 했다가. 그 뒤에 김춘추가 처음 찾아간 곳이 일본이었고, 왜를 찾아가서 협약을 맺고 그다음에 1년 뒤에 당나라로 가서, 그러니까 원군 요청을 하게 되면서 징검다리 외교를 성공하게 되죠. 그 결과가 이후에 삼국 통일까지 이어지거든요. 그런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Q. 박재일 실장님, 일본 먼저 방문한 것 괜찮은 선택이었을까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트럼프가 이제 얘기를 했죠, 공식적으로. 한국 너네들은 일본에 대해서 앞서가지 못하고 뭔가 아주 고착돼 있는 그런 분들이신데, 일본은 잘 앞으로 나아가더라, 분명히 그런 말을 했죠. 그러면서 이번에 갔다 오셨냐, 이재명 대통령이 내가 잘 정리하고 먼저 왔습니다, 이런 건데.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외교의 순서상 아니면 이번에 이재명 정권의 속성상으로 볼 때는 굉장히 과감한 선택, 현명한 선택이었다고도 보죠.
그런데 이제 저는 약간은 웃음도 좀 나오는 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꼭 그렇지는 않은데 민주당이라는 전체의 정체성을 볼 때, 예를 들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 민주당이 대처한 것 보세요. 그 바닷물이 태평양을 돌아 우리한테 오는 것이, 동해안에 올 수 있는 가능성도 적지만···
Q. 일본에 더 강경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조금의 바닷물 섞인 것은 우리가 먹지 않겠다 하고, 그걸 수입하지 말라고 하고, 그리고 한일 정보 협정을 폐기하고 그랬잖아요. 그래서 민주당이 역시 철이 없을 때, 야당일 때는 그런 무책임한 얘기를 하지만, 막상 이렇게 국가를 전체적으로 운전하는 입장에 있다 보면 그렇게 쉽게 떠들지는 못한다.
일본도 마음대로 막무가내로 대해서 국민적인, 이념적인 적개심을 불태워서 정권을 유지하고 아니면 정권을 쟁취하고 권력을 찬탈하려고 하는, 그런 도구로 쓰이기에는 이제 시대가 지났지 않나. 또 그런 점을 민주당도 아마 지금의 집권 세력들도 느꼈을 거로 생각합니다.
Q.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 일본 측의 반응도 눈에 띄는데,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한 한국 대통령으로 기록이 될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이라든가 또 주류 사회의 편견에도 여러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 나라 관계 개선이라든가 한미일 공조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신호로 읽힐까요?
[천용길 시사평론가]
실제로 8·15 광복절 기념사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미래를 지향하겠다는 메시지를 먼저 내놨거든요. 사실 한일 정상회담 직전에 8월 15일 광복절이 끼어 있었기 때문에 이 메시지의 연장선상에서 한일 정상회담도 이루어진 것 같고요.
이번에 양국 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문서를 작성한 게 2008년 이후에 17년 만이거든요. 그리고 이걸 보면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게 한국과 일본 간의 문화 개방을 했던 게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때였습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있었는데, 오히려 한일 관계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더불어민주당 정부일 때가 조금 더 수월한 측면이 있다. 국내의 반발을 조금은 상대적으로 누그러뜨릴 수 있고 미래 지향을 하기가 수월하다. 다만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는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아슬아슬하게 앞으로도 줄타기가 좀 이어질 것 같습니다.
Q. 박재일 실장님 어떻게 보세요?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일본 주류 사회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무래도 이제 일본도 우리의 보수적인 정치적인 스펙트럼에서 볼 때는 그런 부류들이 있죠. 그쪽에서는 한국의 어떤 반일주의라든가, 특히 지금 민주당 정권에서 바라보는 일본에 대한 시각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죠.
그런데 마침 이번에 그런 것을 무릅쓰고 가장 먼저 첫 상대로 일본을 택해 줬다는 데서는 고마움을 느낄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일본의 보수 집단이 갑작스럽게 한국을 보는 시각이 이번에 180도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기대하기는 어렵겠습니다.
특히 이시바 시게루도 지금 본인의 총리직이 목이 간당간당한 것이죠. 곧 아마 퇴임할 가능성도 있는데,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지만 또 일본 국내 정치가 그렇게 사정이 만만치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저희들이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볼 때는 이재명 대통령도 얘기를 했다시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 국가인데, 어떤 경우에는 일본 도쿄에 가서 점심을 먹고 저녁에 대구로 온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인데, 그런 지리적인, 역사적인 관계에 떠나서 지리적인 부분 또 우리의 모욕이라든가 여러 정치적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어느 집권 세력이 들어오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아마 어쩌면 우리가 미래에는 최우선 순위로 고려해야 할 나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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