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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창 생리대' 이후 6년···얼마나 달라졌을까

◀앵커▶
이른바 '깔창 생리대 사건'으로 '생리 빈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 6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대구에서도 생리용품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관련 조례도 제정됐는데요. 

이런 지원으로 아이들의 삶은 얼마나 더 나아졌을까요?

손은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대구시는 2017년부터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생리용품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산은 1인당 한 달에 만 2천 원.

이 돈으로 아이들의 생활은 좀 달라졌습니다.

◀A양(16살)▶
"(지원이 없던) 그때는 제가 거의 하루 종일 집에 있었던 것 같아요, (생리를) 할 때는…. 이제 그 지원으로 생리대도 사고 그러고 있어요."

◀B양(20살)▶
"저희 어머니께서 생리대 구매할 때 '정말 좋다, 지원받은 걸로 샀다' 이런 식으로 자랑하곤 하세요. 조금 부담을 덜었구나 싶은…"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지원으로는 생리 주기를 걱정 없이 건강하게 보내기엔 부족합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생리대를 아껴 쓰고 질보다는 값을 먼저 따져야 합니다. 

◀C양(19살)▶
"경제적 부담이 있다는 걸 아니까요. 쓰면서도 조금만 더 쓰고 생리대를 갈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아낄 때가 가끔 있었어요."

◀A양(16살)▶
"다른 걸 써보려고 찾아봤는데 엄마가 너무 비싸다고 원래 쓰던 걸 쓰자고 하셔서 그랬던 기억이 나요. 중형이랑 대형을 쓰는데 둘 다 사면 너무 비싸서 하나만, 한 종류만 사려고 그런 것 같아요."

생리대 살 돈이 없어 난처한 날도 계속 경험합니다.

◀C양(19살)▶
"갑자기 터져서 (편의점에) 사러 들어갔는데, 한 5천 원? 들 때도 있고 하니까 너무… 현금 없고 그러면 주위 사람들한테 가끔 물어봐요. '생리대 있냐고' 하면서 빌려서…"

지원 금액을 더 늘려야 하는 이윱니다.

지원을 받지 못 하는 사각지대도 큽니다.

현재 대구에서 생리용품 지원을 받고 있는 여성 청소년은 저소득층과 학교 밖 청소년 등 7천여 명입니다.

전체 여성 청소년의 3% 수준입니다.

이 3% 밖에서 '생리 빈곤'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런 상황은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때론 학습권과 인격권까지 침해할 수 있습니다.

◀지명희 대구여성광장 대표▶
"보건·위생, 건강권을 지켜주는 걸 굉장히 보편적인 인권으로 보잖아요. 매달 겪고 있는 월경의 문제를 보편의 인권의 문제, 건강의 문제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래서 경기도와 광주, 인천 같은 일부 지자체에서는 소득에 관계 없이 모든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연령에 제한을 두긴 하지만 생리용품을 보편 복지의 영역으로 본 겁니다.

대구시의회도 2020년 10월 관련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생리용품 보편 지원은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공공 화장실엔 당연히 휴지가 있듯이 생리용품도 그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아이들은 되묻고 있습니다.

◀D 양(18살)▶
"무상 급식, 무상 교복 이런 식으로 하는데 그런 것처럼 언제나 당연하게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거다보니까 당연히 필수적으로 지원해줘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편집 윤종희, C.G. 김현주)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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