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진 산불이 발생한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은 또 다른 피해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여름 장마철이 시작되자, 산불 피해지에서 흘러 내린 잿물이 하천과 농지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또 이 잿물이 바다로도 흘러 들어 연안 바다에는 백화 현상과 어획량 감소 등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마땅한 해결책도 없다 보니 더 답답한 실정입니다.
배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울진 산불이 처음 발생했던 울진군 북면 두천리 하천을 따라 산에서 흘러내린 시커먼 잿물로 넘쳐납니다.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로 사용해야 할 하천수가 심각하게 오염된 겁니다.
◀남동순 울진군 덕구1리 마을 이장▶
"군에서는 물어만 봤지··· (마을에) 와서 현장 답사한 것도 없고,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도 지금 확실히 서 있지도 않고 지금 막막하네요."
또 장마가 시작되면서 산불 피해지와 인접한 주택과 농경지에도 산사태가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노춘자 울진군 덕구1리▶
"비가 올까 봐, 많이 올까 봐··· 그게 불안해. 집이 많이 새니까··· 비가 많이 와서 산사태가 저쪽에서 내리 덮쳐서 이 논까지 왔어요."
내륙에서 동해안 바다로 막대한 양의 잿물이 흘러들면서 어민들은 백화 현상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함께 어획량도 감소했다고 말합니다.
◀방학수 울진군 죽변어촌계장▶
"횟감용 도다리나 가자미 같은 거는 지금 많이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어요. 그거를 피부로 우리가 느끼고 있습니다."
어획량 감소로 횟집 매출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김명랑 울진군 죽변면▶
"매상도 엄청 줄고 고기도 만약에 곰치 같은 것도 지금 좀 날 때인데, 곰치가 안 나니까 곰치 한 마리 7~8만원씩하고 이러니까 뭐 사는데 더 힘들죠."
지난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 이후 연안 바다를 조사한 결과 5개 시군의 해역에서 백화 현상이 확인됐습니다.
본격적인 장마철에 태풍이 발생할 경우 산불 피해지의 잿물이 2, 3차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