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전국 중등 축구대회에서 경북 영주 풍기중학교가 창단 49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전교생 수가 10배 더 많은 수도권 학교를 잇따라 꺾고 이룬 기적에, 지역에선 선수들을 위한 카퍼레이드까지 열렸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영주 풍기중 축구부 학생들이 카퍼레이드로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합니다.
풍기중학교 축구부가 지난 21일 제천에서 끝난 추계 전국 중등 축구대회에서 과천 문원중학교를 승부차기 끝에 9대8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겁니다.
1975년 축구부가 창단한 이후 무려 49년 만에 거둔 전국 대회 우승입니다.
◀김민준 영주 풍기중 축구부 골키퍼▶
"몸을 어떻게든 아끼지 않고 공을 막아야 되겠단 생각이라 다이빙 뛰어서 막았습니다. (공 막아내자마자) 다리에 힘도 풀리고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이선우 영주 풍기중 축구부 주장▶
"저희는 개개인으로서는 강한 팀이 되지 못하지만 11명 모두가 뭉치면 어느 팀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늘 16강 문턱조차 넘지 못했던 시골 무명 중학교의 기적 같은 전국대회 제패를 이끈 건 새로 부임한 감독님 덕분이라고 선수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팀 전체의 전력 향상을 위해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과 속도에 맞춰 기술과 전술, 체력 3박자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 겁니다.
◀천대원 영주 풍기중 축구부 감독▶
"처음에는 기술적인 부분을 맞추려고 최대한 초점을 맞췄고 다음으론 전술적인 부분을 이해시키려 노력을 많이 했고 마지막으로는 두 가지가 합해지면서 체력과 힘이 (필요해 훈련했습니다)."
풍기중 축구부 선수단은 단 30명. 이중 실제 경기에 참가한 선수는 골키퍼 포함 14명에 불과합니다.
선수층이 두터운 다른 강팀들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결국 선수 한 명이 포지션을 여러 개 소화할 수 있도록,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야 했는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권민수 영주 풍기중 축구부▶
"저는 포지션을 중앙센터백이랑 중앙미드필드, 중앙공격수를 맡았습니다. 동양대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100m 정도를 10개 뛰고 짧고 경사 높은 구간을 10개 정도 뛰고 (노력했습니다)"
"꿈은 이뤄진다"는 말이 자신들에게도 해당할 줄 꿈에도 몰랐던 풍기중학교 축구부.
우승에 대한 간절함으로 기적을 일군 시골 축구부의 다음 도전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 (영상취재 배경탁, 영상제공 영주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