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마트에서 장을 보다 보면 금세 몇 만 원을 훌쩍 넘기기 일쑤입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이 말이 요즘처럼 가슴에 와 닿는 적이 없을 정도로 물가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폭은 최근 10여 년 사이 가장 큽니다.
더 큰 문제는 물가 상승을 억제할 요인이 없다는 겁니다.
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김은혜 기자입니다.
◀기자▶
한 대형마트 판매대 앞에서 사람들이 상품을 들었다 놨다 하며 살지 말지, 사면 얼마나 사야 할지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평소 장을 볼 때보다 양과 가격을 더 꼼꼼히 따져보는 겁니다.
장을 보고 나면 전보다 물가가 오른 게 확실히 피부로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장혜옥▶
"제가 느끼는 건··· 10만 원 갖고 6가지를 샀다면 지금은 그것보다 적은 4가지 종류를 살 수 있고 싼 거를 골라야 하고··· 살짝 오르는 게 아니라 팍 오르는 느낌이에요."
휘발유, 경윳값은 리터당 2천 원대에 육박한 지가 두 달이 넘었지만 떨어질 기미가 없습니다.
◀정민수▶
"2년 전과 비교하면 3만 원 넣었을 때 들어가던 킬로수가 지금 5만 원 넣을 때 킬로수랑 비슷하니까 차이는 확실히 느껴집니다."
2022년 들어 대구·경북의 소비자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4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대구 107.08, 경북 107.92로 전달 보다 0.7%, 0.9% 올랐습니다.
1년 전보다는 대구 4.9%, 경북 5.8% 올랐는데, 대구는 2011년 8월 5.1% 이후 10년 8개월, 경북은 2008년 8월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1년 말 3%대에 올라선 뒤 2022년 1월부터 4달 연속 4%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전기·수도·가스요금, 개인 서비스 품목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경유, 휘발유 등 공업제품이 1년 전보다 대구 8.1%, 경북 9.6% 올랐고 전기·수도·가스는 한 달 사이 대구 3.6%, 경북 4.1% 1년 사이 각각 6.2% 7.2% 올랐습니다.
외래진료비와 주택관리비 등 서비스도 1년 전보다 3% 넘게 올랐습니다.
오름세가 주춤했던 농·축·수산물도 수입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을 중심으로 대구 0.1%, 경북 2.9% 올랐습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아 소비자 체감이 높은 생활물가지수도 6%대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물가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국제 공급망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수요 회복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5월 초부터 7월 말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됐지만 국제 유가는 여전히 높고 전기, 가스요금 인상도 예고돼 있습니다.
정부도 대외 불안 요인이 계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을 둔화할 요인이 없다며 상당폭의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
서민들의 살림은 계속 팍팍해질 수밖에 없어 가계경제 회복도 당분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