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년 전 예천군의회 해외연수 추태 파문의 당사자였던 당시 예천군의원 2명이 다시 군의원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불과 한 달 전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입장을 뒤집은 건데요.
예천군민 상당수가 '반성 없는 태도'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12월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가서 가이드를 폭행해 현지 경찰까지 출동하고,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 안내를 요구해 국제적 망신을 샀던 예천군의원들.
당시 9명 중 파문의 당사자였던 박종철, 권도식 2명은 함께 해외연수를 갔던 동료의원들로부터 제명돼 의원직을 잃었습니다.
3년이 흘렀고, 이 두 사람이 다시 예천군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며 군민 앞에 등장했습니다.
과거 자신의 선거구에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한 겁니다.
한 달 전, 취재진에게는 출마 의사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를 번복했습니다.
입장을 묻기 위해 선관위에 등록된 선거사무소로 찾아갔지만, 폐가 수준의 건물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기자(박종철 전 의원 자택)▶
"박종철 씨, 계십니까?"
◀현장음▶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에···"
권도식 전 의원은 그동안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권도식 전 예천군의원▶
"이유 불문하고 예천군민들께 많은 아픔을 줘서 제가 참 대단히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서 예천군민들께 보답하고자 합니다."
이 두 사람 외에도 해외연수 추태 파문 당시 예천군의원 7명 중 2명은 불출마하지만 나머지 5명은 이번 지방선거에 모두 출마하는데, 4명은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습니다.
당시 군의원들 때문에 농산물 불매운동 피해까지 누구보다도 상처가 컸던 예천군민, 염치없는 재출마와 공천 소식에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합니다.
◀이남국 예천군농민회장▶
"한 가정에 자식이 사고를 쳤는데, 그 사고를 나무라야 하지 잘했다 잘했다 하면 안 되잖아요. (불출마로) 반성하는 모습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한번 보여줬으면···"
◀예천군민▶
"우리 시민들은 죄 안 짓고도 정치 안 하는데 죄짓고도 정치 나온다는 게··· 젊은 사람들은 그래도 기억을 하고 있으니까 정직하고 그래도 맡길 수 있는 분을 뽑아야죠."
해외연수 파문 당사자들의 재출마로 또다시 예천이 전국적인 공분을 사지는 않을지 적지 않은 군민이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