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96% 이자 뜯어낸 20대 대부업자 구속
급하게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연 500% 가까운 이자를 뜯어낸 20대가 구속됐습니다.
대구경찰청은 대부업법 위반과 채권추심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26살 남성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습니다.
이 남성, 대부업 등록도 않고 2020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8명에게 1억 8천만 원을 빌려줬습니다.
신용 조회나 담보·보증 없이 바로 돈을 빌려준다고 광고하고 당장 돈이 급한 사람을 모았습니다.
수백만 원 단위로 돈을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를 매일 소액으로 쪼개 받았습니다.
피해자들은 하루 내는 돈이 크지 않아서 큰 부담이라 생각하지 않고 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매일 변제하는 돈을 합해 연이율로 계산해 봤더니 평균 496%, 법이 정한 최고 이율의 25배 가까이 뜯어낸 걸로 나타났습니다.
높은 이자가 하루하루 쌓여 결국 돈을 갚지 못하게 되면, 밀린 이자를 원금으로 합쳐 다시 높은 이율로 대부 계약을 맺게 하는 수법으로 채무자들의 빚을 키웠습니다.
실제 피해자 중에는 200만 원이 필요해 이 대부업자를 찾았다가 9개월 만에 갚아야 할 원금만 천만 원으로 늘었고 연 750%의 이자를 줘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기도 했습니다.
오승철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 수사1계장 "피해자들 연령대도 다양했고 직업군도 자영업이나 주부, 무직자 등 다양했는데 대부분 생활자금이 좀 급박하게 필요한 경제적 취약자들이었습니다. 처음엔 소액인 몇백만 원 단위로 계약하고 이자가 너무 높아서 채무 변제가 다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 다시 남은 원금과 추가 원금을 또 해서 재계약을 함으로써 원금과 이자가 갈수록 변제 부담이 좀 더 늘어나는…금융권 대출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 있는데, 당장에는 (돈이 급하니까) 그게(불법 대부업 대출이) 이익인 것 같아도 한두 달만 지나면 그걸 다 변제할 수 없는 이율이거든요. 그러다 보면 또 추가 계약을 하게 되고 계속 악순환이 되는…"
돈을 갚으라고 전화와 문자를 계속 보내고 채무자 집까지 찾아가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채무자와 그 가족 명의 계좌를 받아쓰는 수법으로 범죄 수익을 숨기고 경찰 추적도 피했습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5천300만 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하고, 피해자가 더 있는지 계속 수사하고 있습니다.
연 20%를 넘어선 이자 계약은 법적으로 무효입니다.
채권 추심 과정에서 신체 사진이나 지인 연락처, 통장 등을 요구하는 것도 불법이고, 요구를 들어줄 경우 다른 범죄에 연루될 수 있습니다.
경찰은 대부 계약을 할 때 해당 업체가 등록된 곳인지 확인하고 연이율과 예약 사항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승철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 수사1계장 "대부 광고에 나온 정보를 보고 상담하지만 막상 대부업자를 만나보면 그 광고와 다른 내용으로 대부 계약을 제안하는 경우도 많고, 원금을 받고 이자 변제를 시작한 뒤 이율이 점점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장 현금이 급하다 보면 계약 조건을 대부업자가 원하는 조건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그런 약점이 있는데 광고에 현혹되지 마시고 대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반드시 정확한 조건과 이자율을 검토해 봐야 합니다."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합법적인 등록 대부업체인지 조회할 수 있습니다.
불법 추심이나 과도한 이자 부담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경우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면 부당 이득을 돌려받거나 피해 구제를 위한 소송대리인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