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과 경기도 분당에서 잇따라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진 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구에서도 살인 예고하는 글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인파가 몰리는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흉기로 수십 명을 찔러 죽이겠다'는 글이 온라인에 퍼져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다행히 별다른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경찰 기동대와 형사 백여 명이 투입돼 경기가 끝날 때까지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고, 야구장에서 금속탐지기까지 동원됐습니다.
8월 6일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구 공항에 폭탄을 설치했다'며 9일 테러와 묻지마 살인을 예고 글이 올라왔습니다.
경찰과 공항 폭발물처리팀이 수색한 결과, 위험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테러 의심점도 일단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도심 곳곳에서 경계는 더 강화됐습니다.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구국제공항에 전술 장갑차가 등장했고, 출입구마다 총을 든 경찰 특공대가 지키고 섰습니다.
공항뿐만이 아닙니다.
대구역과 동대구역, 중앙로 등 시민들이 몰리는 곳마다 경찰력이 배치됐습니다.
장갑차는 매일 도심을 순찰합니다.
시민들은 놀랐고 불안해했습니다.
이재연(경북 포항시) "경찰이 너무 많아 가지고 놀라고… (경찰이) 있어도 마음이 그냥 뭔가 편안하지가 않아요, 여행 가도."
양의석(대구 달서구 용산동) "영상 보니까 순간에 사건이 일어나서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조심한다고 이게 피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경찰은 테러와 흉기 난동을 예고한 글 작성자도 추적하고 있는데, 이런 글을 올리는 행위를 강력 범죄로 보고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무근(대구동부경찰서 생활안전과장) "특수협박 또는 살인예비, 그리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죄가 성립될 여지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혹시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절대로 인터넷에 살인 예고 글을 올리며 안 됩니다. 경찰은 명백한 범죄 행위로 간주하고 엄중하게 처벌할 방침입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8월 7일 오전 7시 기준 경찰이 입건한 살인 예고 협박 글은 187건입니다.
살인 예고 글을 쓴 59명이 경찰에 붙잡혔고 이 중 3명이 구속됐습니다.
붙잡힌 사람의 57%인 34명이 10대 청소년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나머지 살인 예고 글 작성자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살인 등 범죄를 예비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협박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특수 협박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