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대구와 경북에는 물 폭탄 수준의 ‘극한 호우’가 내렸습니다.
시간당 40mm의 강한 비와 함께 천둥과 번개, 태풍급 돌풍까지 몰아치며 비가 매우 세차게 쏟아졌는데요.
강력했던 비의 위력만큼이나 간판이 넘어지거나 철제 지붕이 날아가는 등 아찔한 사고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비는 정체전선이 아닌 대기 불안정이 원인이었는데요.
우리나라 상공에 차고 건조한 공기를 가진 절리저기압이 정체되어 있는 가운데, 서해상에서 기압골에 의한 강수가 주기적으로 통과하고 낮 기온이 30도 이상 상승하면서 강한 대기 불안정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결과 수직으로 높게 발달하는 형태의 ‘소낙성 강수’가 발생하게 된 겁니다.
11일에 내린 비의 형태도 작은 규모의 대류성 구름이 발달한 ‘소낙성 강수’인데요.
소낙성 강수는 좁은 지역에 강한 강수가 내릴 수 있는 강수 구조의 형태로 지역적으로 강수량의 차이가 크고, 일부 지역에서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은 특징을 갖게 됩니다.
실제로 11일에는 ‘폭염’에 ‘호우’까지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였습니다.
11일 오후 1시까지 영주와 봉화를 제외한 대구와 경북 전 지역에는 ‘폭염주의보’가 이어졌는데 오후 2시 무렵 ‘폭염주의보’는 모두 해제되고 대구·경북 대부분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습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더니 비가 그친 이후에는 다시 무더위가 이어졌습니다.
12일 기준 정체전선은 일본에 머물고 있는데요.
이 정체전선은 지난 10일 규슈 북부 지역에 역대 최대 폭우를 쏟으며, 이미 일본에 큰비 피해를 입혔습니다.
9일~10일 후쿠오카현 구루메시에는 402.5mm의 비가 내려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일본에 ‘물 폭탄’을 쏟아부은 정체전선은 12일 밤~13일 오전쯤 수도권에서 경상도를 관통하며 전국에 많은 비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불어 한반도 서쪽에서 다가오는 티베트 고기압도 13일쯤 한반도에 다다르면서, 거대한 두 기단이 만나 강력한 장마전선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비는 일부 지역에 산발적으로 짧게 쏟아지던 ‘기습적 폭우’ 성격을 띠었는데 13일 이후부터는 동서로 긴 띠 모양의 정체전선을 따라 많은 양의 비가 장시간 내릴 전망입니다.
기상청은 13일부터 18일까지 활성화된 정체전선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고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를 동반한 다소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비 피해 상습 지역이나 예상 지역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요.
특히 이미 많은 양의 비가 내린 상태에서 추가로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비 피해 없도록, 비가 그쳤을 때 사전에 대비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