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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에 아버지가 사셨다" 가족 찾아 나선 덴마크 입양인

◀앵커▶
50년 전 덴마크로 입양된 한 남성이 가족을 찾기 위해 대구를 찾았습니다. 

아동 보호 기관에서 이 남성의 친아버지 이름과 과거 호적이라고 불렀던 등록기준지가 대구 남구라는 것을 최근 알려줬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이미 20여 년 전 고인이 됐고, 형제나 다른 친척이 있는지 알고 싶어도 개인정보보호법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권윤수 기자입니다.

◀기자▶
1967년 한국에서 태어난 제릭 박 비스가드 씨는 6살인 1972년 덴마크로 입양됐습니다.

어린 시절 고향의 향기와 죽을 만큼 배고팠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제릭 박 비스가드 덴마크 입양인(1967년생)▶
"(어린 시절) 번데기를 기억한다. 그리고 난 항상 배가 고팠다."

1988년 처음 고국을 방문한 뒤 지금까지 30여 년을 줄곧 가족을 찾으려 수소문했습니다.

입양 자료에 따르면 1967년 1월 9일생 한국 이름 박상조.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일 가능성이 높고, 이것만으론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4월 입양을 담당했던 기관으로부터 비스가드 씨의 친부는 현재 사망했지만, 친부 이름과 등록기준지가 대구 남구라는 사실을 이메일로 알려왔습니다.

열 일을 제쳐두고 대구 남구청을 찾았습니다.

◀조재구 대구시 남구청장▶
"부친을 찾아서 이렇게 많은 고통도 낳았고, 우리가 공무원들이 또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해서 또 경찰하고 이렇게 해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서 돕도록 하겠습니다."

남구청 3개 과 직원 10여 명이 정보 수집에 매달렸습니다.

그런데, 비스가드 씨의 희망을 가로막은 건 개인정보보호법.

친부로 추정되는 사망자의 가족관계증명서를 확인하면 형제나 친척을 추적할 수 있지만, 증명서를 떼려면 비스가드 씨와의 부자 관계를 증명해야 합니다.

가족을 찾으려고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려는 건데 가족임을 입증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인 겁니다.

그러면 경찰은 비스가드 씨의 도움이 될까?

대구 남부경찰서를 찾아 헤어진 가족 찾기 신청을 마쳤지만, 사망한 부친과 가족 관계를 증명할 수 없어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제릭 박 비스가드 덴마크 입양인(1967년생)▶
"내 자녀에게 내가 어디서 왔는지, 어머니가 어디서 왔는지, 한국 조상은 누구인지 알려주는 건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보가 없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6·25전쟁 이후 해외 입양인은 무려 22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뿌리를 찾기 위해 잇달아 고국을 찾고 있지만 정보의 부족, 입양 기관의 소극적 자세 등이 이들의 희망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권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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