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갯벌 등 탄소 흡수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2024년도 예산에서 '블루 카본' 후보군 중 하나인 갯벌 복원을 위한 예산은 대폭 삭감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 서귀포시)이 해양수산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갯벌 생태계 복원 사업' 예산안은 205억 1,900만 원으로 2023년 251억 7,800만 원에 비해 46억 5,900만 원(18.5%) 감액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양수산부는 2023년 5월 해양 탄소흡수원인 '블루 카본 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해양 탄소중립 및 기후 위기 대응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해수부는 2023년 예산보다 46.9% 증액한 369억 7,500만 원을 계획했지만,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2023년 예산보다도 삭감된 규모로 정부안이 확정됐습니다.
내역 사업별로 갯벌 생태계 복원 사업은 2023년 109억 2,600만 원에서 2024년 87억 3,300만 원으로 19.6% 감액됐고, 갯벌 식생 복원 사업은 2023년 124억 5,200만 원에서 2024년 107억 3,600만 원으로 15.7% 감액됐습니다.
2050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한 기타 용역사업 예산도 2023년 18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무려 44.4% 삭감됐습니다.
해양수산부가 5년 주기로 실시하는 전국 갯벌 면적 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갯벌 면적은 2,482㎢로 2013년보다 5.2 ㎢ 감소했습니다.
여의도 면적의 1.79배가 감소한 것으로 2013년 조사에서 2008년 대비 갯벌 면적이 2.2 ㎢ 감소한 것보다 감소 폭이 더 늘어났습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21년 9월 발표한 '제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에서 2025년까지 4.5 ㎢ 갯벌을 복원하고, 2023년 5월 발표한 블루 카본 추진 전략에서 2050년까지 전체 갯벌 면적의 약 27%에 염생식물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2024년도 예산안에 갯벌생태계 복원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1년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이 조사·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갯벌은 약 1,3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최대 49만 톤(자동차 20만 대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성곤 의원은 "갯벌은 육지 숲보다 이산화탄소 흡수 속도가 빠르고 저장량이 많아 중요 탄소 흡수원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아직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공식 블루 카본에 포함돼 있지 않다"라면서 "갯벌의 블루 카본 신규 인증을 위해 갯벌에 대한 선제적 보호와 복원, 탄소 흡수력에 대한 과학적 입증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정부가 긴축재정을 이유로 갯벌 복원과 연구를 위한 예산을 오히려 삭감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정과제 중 하나로 갯벌 확대를 내세우고, 블루 카본 추진 전략까지 발표한 정부가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라고 지적하며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갯벌 생태계 복원 예산 증액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