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가야의 도읍지였던 경북 고령군에서 가야문화권에서는 최초로 제사나 의식을 지내던 제의시설로 추정되는 유적이 발견됐습니다.
도읍지를 지키던 산성 주변을 복원하던 중에 고분인 줄 알고 발굴하다 찾아낸 건데요.
대가야 역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건협 기잡니다.
◀도건협 기자▶
대가야의 도읍지를 지키던 주산성 북쪽에 자리잡은 연조리 고분군입니다.
가야의 왕들이 묻힌 지산동 고분군에서 산 너머에 있는 하위 고분군입니다.
지난 7월부터 산성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고분을 발굴하던 중 예상하지 못한 유적이 나타났습니다.
6세기 초 조성된 걸로 보이는 제의시설이 나온 겁니다.
도건협] "대가야를 포함한 가야문화권에서 제의시설, 그러니까 제사나 의례를 지내는 시설 유적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바깥에 돌을 쌓아 올리고 안쪽에 흙을 채운 토석제단인데, c지름 10미터의 원형으로 아랫단을 쌓고, 원의 안쪽으로 한 변이 4.4미터인 정사각형 모양의 제단을 최고 1.4미터 높이로 쌓았습니다.
발굴팀은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가 났다는 고대 중국의 우주관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인터뷰▶ 배성혁/대동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실장
"가야가 고대 국가로서 면모를 가지고 중국과도 교류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런 의식적인 면 우주관적인 면들이 같이 유입된 걸로 저희들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한 가운데는 불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는데, 목탄의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제단보다 앞선 5세기 전반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전부터 제사시설로 쓰다가 대가야가 가야 맹주국으로 자리잡자, 산성을 지으면서 큰 규모로 확장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인터뷰▶ 최현정/대동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팀장
"가야는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도 아무래도 고구려 백제 신라보다는 사료 양이 절대적으로 빈약한 상태입니다. 가야 역시 고대 국가로서 국가적 제사를 지내는 그런 물증이 확인된 것이 의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유적은 아래쪽 연조리 고분군 전체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습니다. 남쪽으론 제사 참가자들의 배례 공간으로 보이는 넓은 빈터가 있어서 조상을 위해 제사를 지낸 곳으로 보고 추가 발굴을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