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994년 문을 연 국립대구박물관은 과거와 근·현대 복식 문화 자료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시 및 소장 공간이 태부족하다 보니 소중한 출토 유물과 기증 유물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국립박물관 중 유일한 복식 특성화 기관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권윤수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권윤수 기자▶
국립대구박물관 수장고입니다. 88 서울올림픽 국기 의상으로 쓰인 뒤 기증받은 의상들이 복도 한쪽에 모여 있습니다.
다른 출토 유물이나 기증 유물도 서랍장 등에 보관되지 못한 채 바닥에 방치돼 있습니다. 수장고가 꽉 차 버린 겁니다.
'복식 전용' 수장 공간은 더 열악합니다. 땅속에 묻혀 있다가 출토된 복식류는 훼손 우려가 커 온도, 습도 유지가 필수인데, 특수 제작된 오동나무 수납장은 가득 찼습니다.
수장 공간이 103 제곱 미터에 불과하다 보니 바닥에 두는 게 태반입니다.
◀인터뷰▶유정식 주무관/국립대구박물관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은 30평 정도밖에 안 되다 보니까 시설이 매우 열악한 실정입니다. 사실 지금 물리적 확장 없이는..."
국립대구박물관의 소장 유물은 31만 9천여 점, 복식 유물은 만 천여 점으로 지방 13개 국립박물관 중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소장품의 0.6%만 전시될 뿐입니다. 전시 공간이 부족한 데다, 수장 공간도 물리적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이 문제들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전시와 보존, 교육, 체험이 가능한 복식 문화관 건립을 해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정대영 학예연구사/국립대구박물관
"좀 더 여유 있는 유물 관리와 전시를 하게 된다면 지역민들에게 문화 향유권 강화와 함께 복식문화를 더 특화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설계비 11억 원이 올해 국회 예산에 반영되지 않는 등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과거 및 근·현대 문화·생활 양식을 통해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인 복식 문화. K 컬쳐 확산에 따라 한국 복식 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우리나라 유일의 복식문화관 건립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권윤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