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주시의 쓰레기 소각장 운영은 수익형 민자사업인 BTO 방식입니다.
출향인이 창업한 서희건설이 최대 출자사인데요,
그런데 믿고 맡겼던 이 쓰레기 소각장이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습니다.
소각장 가동 중단이 잦았고, 시설 정비 소홀, 인력 미채용 등 실시협약을 대부분 위반한 겁니다.
참다못한 경주시가 마침내 계약해지를 결정했습니다.
김기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주시 천군동 쓰레기 소각장이 2021년에 이어 2주 전부터 또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하루 130여 톤의 생활 쓰레기가 소각되지 못하고 임시방편으로 3만 톤 이상 쌓아 놓고 있습니다.
소각장은 국비와 시비, 민자 등 총 774억 원으로 특수목적법인인 '경주환경에너지'를 설립해 2013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15년간 생활 쓰레기를 처리하도록 계약했습니다.
그러나 경주환경에너지측은 소각장 가동 일수 매년 감소와 유지보수 미이행, 대기·수질 관련 법령 위반 등 사업의 계속 수행이 사실상 불가한 것으로 드러나자, 경주시가 계약 해지라는 칼을 빼 들었습니다.
◀장상택 경주시 도시재생사업본부장▶
"정상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최종 판단하여 지난 6월 2일 자로 90일간의 치유 기간을 두고 사업자 해지 개시를 통보하였습니다."
경주시의회는 애초에 공개경쟁을 하지 않고, 경주 내남 출신의 이봉관 회장이 창업한 서희건설 컨소시엄을 우선대상 협상자로 선정한 것이 소각장 문제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이진락 경주시의회 문화도시위원장▶
"소각장 쪽은 능력이, 경험이 없다고 여러 번 시의회에서도 지적하고 시민단체에서도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뭐 향토기업이라 믿고 맡긴 모양인데···"
직원들도 임금체불과 인력 미충원에 따른 과중한 노동 강도에 지쳐가고 있습니다.
◀김성기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부위원장▶
"지난 2월 4조 3교대 등 인력 충원을 합의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10명을 충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2월부터 3개월 치 임금을 체불하는 등 노동 탄압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경주시는 후속 대책으로 시 직영과 민간 위탁, 개량 운영형 BTO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서희건설 측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시민의 기초시설인 생활 쓰레기 소각장 운영을 나 몰라라 하는 서희건설은 자연녹지지역인 경주시 현곡면 오류리와 금장리 일대에 아파트 건립을 위한 토지수용 절차를 준비하고 있어, 기업의 책임은 외면하고 수익만 좇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기영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