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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오르는 물가에 중동 사태까지···수출 기업들도 '폭풍전야'


과일도, 설탕도, 소금도···줄줄이 올라

10월 12일 오전, 대구의 한 대형할인점을 다녀왔습니다. 

과일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는 소비자들. 

가격표도, 과일의 품질도 더 꼼꼼히 살펴봅니다. 

선뜻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입니다.

박호영 대구 수성구 "과일은 아이들 때문에 사긴 사는데 사실 어른들은 너무 비싸서 못 먹겠고요.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아이들 때문에 사는 가격도 보고요."

농수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10월 11일 기준 사과는 2022년보다 38.9%(25,320원 →35,189원), 배는 17.5% (27,508원→32,336원), 파인애플은 12.7%(6,881원→7,999원) 올랐습니다.

9월 설탕 가격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6.9% 올랐고, 소금값은 17.3%나 올랐습니다.

상승 폭이 1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겁니다.

큰 이유는 기후 위기
기후 위기의 영향이 큽니다. 

과일은 폭염과 장마 등 날씨 탓에 설탕은 주요 생산지에 가뭄이 들면서  사탕수수의 생산량이 줄었습니다.

최대 생산지인 인도가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소금도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생산량 자체가 줄었는데,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수요가 가격상승을 부채질했습니다. 

1차 식품 가격 상승은 가공식품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싼 기름값' 대구마저···
하루하루 치솟는 기름값에 한숨은 더 늘어 갑니다.

국내에서 기름값이 가장 싼 대구도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700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경유도 7월 리터당 1,300원대에서 1,600원대 중반까지 올랐습니다.

김대현 대구 달서구 "(교외로) 왔다 갔다 하면 그때 좀 기름값 생각이 제일 많이 들어요. 원래는 그런 거 없었는데 이제 오르니까 그런 게 제일 많이 부담이 되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 유가는 출렁이고 있습니다. 

천소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 "좀 더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다른 국가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하면 이게 중동 사태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런 요인들이 국제유가, 즉 우리나라에서 많이 수입하는 것이 중동 지역의 두바이유인데요. 이런 것들이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석유류는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품목 중에서도 가중치가 높은 편입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는 겁니다.

물가 상승세가 더디게 진행된다면 통화 긴축 기조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질 구매력이 약화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위축될 수 있습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군사적 충돌에 따른 동향을 점검했습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 "물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에 편승한 석유류 가격 인상이 없도록 특별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

하지만, 물가 오름세는 좀처럼 꺾일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민들의 시름은 하루하루 더 깊어만 갑니다.


중동지역 수출 섬유업체도 '비상'
당장 중동지역으로 수출하는 대구·경북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역 섬유업계의 90% 가까이가 수출 위주인데, 전쟁이 중동 전체로 번지거나 장기화하지 않을까 요동치는 중동 정세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중동지역 남성들이 입는 흰색의 전통 복장을 만들기 위한 원단을 가공, 염색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으로 수출하는 대구의 섬유 가공·염색 공장.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한상웅 중동지역 섬유수출업체 대표이사 "전쟁이 확산했을 때, 현재 오더가 중단이 되고 선적이 안 되면 상당한 지장을 받고 거기에 대한 걱정은 하고 있습니다만, 대비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동지역으로 섬유를 수출하는 지역 업체는 연관 기업까지 더하면 수십 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석기 대구경북 섬유직물조합 이사장 "전쟁으로 인해서 여파가 번지지 않겠나. 어떻게 변할지 다들 걱정을 하고, 관망 자세로 있기 때문에 지금 수요가 없는 것이 제일 걱정입니다."

글로벌 시장의 섬유 경기 침체와 중국 기업들의 덤핑 공세,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이라는 악재에 시달려 온 지역 섬유업계.

이스라엘,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번질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새로운 판로 개척지로 떠오른 중동 시장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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