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1년 3월 안동의 한 버섯 공장에서 태국인 근로자 한 명이 작동 중인 사료배합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났는데요, 산업안전보건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열악한 일터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태국인 노동자 한 명과 사업주에 대한 결심 공판이 있었습니다.
윤소영 기자입니다.
◀기자▶
2021년 3월, 안동의 한 버섯공장에서 사료배합기 내부를 청소 중이던 한 태국인 노동자가 갑자기 작동을 시작한 기계에 끼여 숨졌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4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 중 같은 태국 국적 노동자 A 씨가 정지된 기계를 작동시킨 것으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이 태국인 노동자는 사료배합기와 배합기를 작동시키는 배전판이 서로 다른 공간에 위치하고 있어, 당시 현장에 숨진 태국인 동료가 있는지 조차 몰랐습니다.
◀A 씨 사고 당시 현장 근무▶
"방은 3개 있었습니다. 기계 소리는 납니다. 하지만 기계는 볼 수가 없습니다, 알 수 없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 규칙에 따르면, 기계를 작동하기 전 작업자 두 명 이상이 신호를 주고 받도록 하고 있지만, 작업 공간 자체가 이를 지키기 힘든 구조였던 셈입니다.
그러나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A 씨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사업주에겐 산업재해의 책임을 물어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2021년 산재로 숨진 국내·외 노동자는 828명.
이 중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4/5를 차지합니다.
이런 영세한 사업장은 외국인 노동자가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열악한 작업 환경에 따른 산재 피해 역시 외국인 노동자에 집중되고 있는 겁니다.
◀김헌주 경북 북부이주노동자센터 대표▶
"작업 공정 상 안정장치가 여러가지 신속한 작업이라거나 작업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부분 안정장치를 쓰지 않고…"
3년 전 태국에 어린 두 자녀를 두고 한국에 온 노동자 A씨는, 항소를 포기하고 곧 태국으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MBC 뉴스 윤소영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