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에게 큰 부담을 주는 결혼 준비 대행업체의 불공정 약관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 피해가 많았던 18개 결혼 준비 대행업체의 이용 약관을 심사한 결과 6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는 스튜디오 촬영과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등 이른바 '스드메' 서비스만 기본 서비스로 제공하고 이와 밀접한 2~30개 옵션을 두고 추가 요금을 내도록 하는 이원화된 요금 체계가 불공정하다고 봤습니다.
‘필수옵션’ 비용 중 대표적인 것으로 사진 파일(원본/수정본)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 등이 있습니다.
'원본이나 수정본 파일비'의 경우 스튜디오에서 찍은 수백 장의 사진을 버리지 않고 간직하거나 모바일 청첩장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파일을 구매할 수밖에 없고, '드레스 피팅비'도 평소 입어볼 기회도 별로 없는 웨딩드레스를 한번 입어보지도 않고 고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습니다.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도 예식 시간에 맞추려면 메이크업을 하기 위해 미용실에 7시에는 도착해야 하는데, 메이크업 시작이 9시 이전이기 때문에 무조건 얼리스타트에 해당될 수밖에 없습니다.
공정위는 사진 파일(원본·수정본)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낮 결혼식 추가 요금) 세 가지는 기본 제공 서비스 약관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중요금 체계 때문에 소비자들이 계약 전에 비용을 정확히 알고 비교하기 어렵고, 가격 경쟁의 대상이 되지 않아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전가돼 약관법이 금지하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공정위는 또 추가 요금과 위약금 세부 기준을 불명확하게 표시한 조항을 시정하도록 했습니다.
패키지 요금 전체 가격의 20%를 계약금으로 한 뒤 계약을 취소하면 돌려주지 않는 위약금 조항도 고객에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켜 무효라며 고치도록 했습니다.
이번 약관 시정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2024년 7월 발표한 범정부 저출생 대책 중 하나로, 공정위는 8월부터 조사에 나서 3개월 만에 심사를 완료했습니다.
신용호 공정위 약관특수거래 과장은 "매년 40만 명에 달하는 예비부부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거래 관행 형성의 근간이 된 약관을 적극 시정했다"며 "소비자가 가격을 서로 비교하며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