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치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게 중대선거구제입니다.
하나의 선거구에서 서너 명의 의원을 뽑아 정치적 기반이 약한 군소 정당이나 정치 신인 진출을 늘리자는 제도입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가 논의됐지만, 이번에는 일부 지역에 시범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영남에서는 1곳에만 시범 도입하는데, 그만큼 정치 다양성 확보는 힘들어지게 됐습니다.
조재한 기자입니다.
◀기자▶
공직선거법은 하나의 기초의원 지역구에서 2명에서 4명까지 뽑을 수 있는데 몇 명을 뽑을지는 시도 조례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대 4명까지 뽑을 수 있게 돼 있지만 실제 4명을 뽑은 적은 없습니다.
4년 전 지방선거 때 대구시 선거구획정위원회는 4인 선거구 6개를 정했습니다.
하지만 조례 제정이란 칼자루를 쥔 대구시의회는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버렸습니다.
그 결과 3인 선거구 14개와 2인 선거구 30개로 선거를 치렀습니다.
8개 구·군의원 당선자 116명 가운데 무소속과 군소정당은 단 4명에 그쳤습니다.
최근 대선 과정에서 정치개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였지만, 중대선거구제는 국민의힘 반대에 부딪히다 시범실시로 합의했습니다.
영남은 1개 선거구가 포함됩니다.
조례를 정하는 시의회에서 4인 선거구를 도입할 수 있지만 자신들의 공천권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에 반해 도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
"기초의회는 다양성이 꽃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과거와 같이 4인 선거구를 2인으로 쪼개서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구조가 돼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거죠."
다만, 인구 편차에 따른 선거구 조정으로 3인 선거구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양당 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입니다.
◀한민정 정의당 대구시당위원장▶
"다양한 정치 세력들이 들어가야 서로 견제하면서 지방의회를 좀 더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소수 정당이 들어갈 수 있는 통로 자체를 막아 버리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3~4인 선거구, 중대선거구로 확대하자는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기초의회까지 거대 정당의 나눠먹기로 전락하면서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가치를 대변하는 정치 다양성은 약해지고 정치 불신은 그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