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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도로 위에 끝도 없이 쌓여가는 수천 톤 쓰레기···고속도로 쓰레기 치우는 데는 매년 20억 원

해마다 도로 위에서 수천 톤 쓰레기···치우는 데 수십억 원
국도와 고속도로 주변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1년에 수천 톤의 쓰레기가 쏟아지고 매년 수십억 원의 돈을 들여 치우고 있는데요.

특히 이동량이 많은 명절에는 운전자들이 무심코 던져버리는 쓰레기에 몰래 가져다 놓는 폐기물까지 더해져 두세 배는 더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전국을 돌며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봉사단체, '청소대장정운동' 활동가들을 따라 도로 곳곳을 돌아다녀 봤습니다.


"운전자들이 던져 버린 쓰레기 끝도 없어"
구미 25번 국도 졸음쉼터입니다.

난간 너머 그 아래 바닥을 내려다보니 온갖 쓰레기가 나뒹굽니다.

먹다 남은 햄버거와 생수병에 근처에선 찾기 힘든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도 있고, 담뱃갑과 꽁초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널려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이 버린 쓰레기들입니다.


김홍일 청소대장정운동 대표 "이 위에서 쉼터에서 쉬면서 다 버리는 겁니다. 차 타고 달리면서도 쓰레기 봉지째로 다 버리고··· 가정의 음식물 쓰레기도 봉지, 봉지째 던져서 저쪽 나무에 가면 대롱대롱 달려있어요. 진짜 심각합니다. 낙동강대로 뿐만 아니라 어느 도로를 가도 다 이런 상황이에요."

봉사자들이 도로 아래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며 쓰레기를 줍습니다.

손에 든 마대가 몇 분 만에 묵직해졌습니다.

하지만 주워도 주워도 쓰레기가 끝이 없습니다.

이런 쓰레기가 도로 위로 날아들면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거나 쓰레기를 피하려고 핸들을 꺾다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도로 비탈면 쓰레기로 '반짝반짝'···차 세울 수 있는 곳마다 폐기물 더미

이번엔 25번 국도 갓길 정차 구역입니다.

도로 비탈면 풀숲이 마치 쓰레기장을 보는 듯합니다.

솜이불, 현수막 무더기, 식탁에 플라스틱 의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는지 흙 속에 박혀 있고, 도대체 어떻게 여기다 버린 건지 짐작하기 어려운 대형 폐기물도 있습니다.

봉사자들이 옮기려 해도 한두 명이서는 무거워 들 수 없어 소파는 결국 치우지 못했습니다.

국도 아래 마을길에서 도로 옆 경사면을 올려다보면 온통 쓰레기로 반짝반짝합니다.

버려진 플라스틱 조각들이 햇빛을 받아 반사된 겁니다.

김홍일 청소대장정운동 대표 "쓰레기 위에 낙엽이 쌓이고 또 쓰레기가 쌓여서 우리가 줍고 지나가면 발밑에서 또 부스럭 부스럭거려요. 파면 계속 쓰레기가 나옵니다. 여기 보이는 건 일부분이에요. 빙산의 일각입니다. 이 속에 한 30cm 두께로 쓰레기가 꽉 쌓여 있다고요. 여기는 차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보이잖아요. 후미진 도로, 커브길 이런 데 가면 산업폐기물 쓰레기 있죠? 엄청나게 쌓여 있습니다. 정말로,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도로를 지나다 잠깐 차를 세울 수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쓰레기가 무더기로 버려져 있습니다.

봉사자들이 몇 번이나 치웠던 곳들입니다.

하지만 며칠 뒤에 다시 오면 또 금세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겁니다.

또 다른 국도변 쉼터에는 봉사자들이 모아 놓은 쓰레기가 사람 키 높이만큼 쌓여 있습니다.

주변에서 주운 것만 모아둔 건데 이틀 동안 1톤 트럭 4~5대 분량이 나왔습니다.

김홍일 청소대장정운동 대표 "쓰레기를 치우고 있을 때도 페트병에 담배꽁초를 담아서 던지고 갑니다. 차에서 모은 쓰레기 봉지째로 버리고. 그리고 오늘 치우고 가면 내일 가면 또 버리고··· 차가 멈출 수 있는 공간 쉬는 데는 무조건 쓰레기 다 버리고 있습니다."


고속도로서만 한 해 수천 톤 쓰레기···CCTV 달고 제보받아도
고속도로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한국도로공사 통계를 보면, 고속도로 위에 버려지는 쓰레기만 한 해 평균 7,300여 톤, 치우는 데는 매년 20억 원 넘게 듭니다.

이동량이 많은 명절 연휴에는 쓰레기가 두세 배 더 많이 나옵니다.


국토관리청과 한국도로공사는 처벌 경고 현수막을 걸고 녹화되는 CCTV를 설치했습니다.

쓰레기 투기 제보도 받습니다.

하지만 쓰레기가 줄지는 않고 있습니다.

단속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구국토관리청 관계자 "CCTV나 감시장치에 인상착의라든지 차량 번호라든지 이런 게 확실히 잡히면 좋은데 대부분 쓰레기를 버리는 시간대가 심야 시간에 집중되다 보니까 그걸 일일이 확인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좀 어려움이 있습니다."


도로 쓰레기 투기는 세금 잡아먹는 '위험한 불법 행위'
정해지지 않은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건 처벌받을 수 있는 불법 행위입니다.

도로교통법과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범칙금 5만 원, 벌점 10점,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결국 치우는 건 우리가 내는 세금을 들여야 하는 일입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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