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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조성으로 내쫓기는 농민들···낮은 보상가에 '분통'

◀앵커▶
경북 포항 시금치를 전국에 알려 억대의 고소득을 올리는 포항시 흥해읍 곡강 시금치 마을이 산업단지 조성으로 명맥이 끊기게 됐습니다.

주민들은 턱없이 낮은 보상가 탓에 빚을 내서 이주할 수는 없다며 버티고 있는데요, 포항시가 마을 진입로를 막고 상수도 공급을 끊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명품 시금치 재배지로 유명한 경북 포항시 흥해읍 곡강리, 포항시가 조성 중인 영일만 4산업단지에 마을이 편입돼 올여름 보상 절차가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주민은 이주를 거부한 채 그대로 마을을 지키고 있습니다.

토지와 주택, 농업시설 등에 대한 보상 가격이 너무 낮아, 포항시가 마련한 이주지에 살 집을 지으려면 빚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마지막으로 법원에 행정심판을 제기해 놓았습니다.

◀이등걸 마을 주민▶
"현실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택지와 건축비가 실질적으로 1~2억 가까이 부담을 해야 되는데 어느 누구라도 그걸 응하지 않을 겁니다."

특히 고소득 작물인 시금치 재배를 포기하는 등 영농권 피해가 막대한데도 보상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항변합니다.

◀박상출 출향민▶
"시금치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 모두 없어져 버렸어요. 그렇다면 주민들이 거기로 이사를 해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거의 다 반백이 넘은 노인들인데 뭘 먹고 어떻게 살라는 건지"

버섯을 재배하는 한 주민은 지금 나온 보상 가격으로는 당장 생계가 막막하다며 포항시의 기업 중심 행정을 비판합니다.

◀강흥수 마을 주민▶
"이 명품 동네를 파산시켰잖아요. 그러면 명품 동네에 대한 그만한 대우를 해줘야 하는데 이건 완전히 쓰레기 취급해요"

여기에다 포항시가 최근 마을 진입로와 상수도 차단을 검토하면서 주민들의 울분은 커지고 있습니다.

◀김치경 마을 이장 겸 대책위원장▶
"당하는 입장에서 심리적 압박감을 굉장히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우리 대책위원회만 바라보고 이장만 바라보고 '아이고 아이고' 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굉장히 안타깝고 힘이 드는 상황입니다."

포항시는 법적 근거가 없는 추가적인 보상은 어려우며, 도로와 상수도 차단은 산단 공사 일정 등을 이유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성현 포항시 산업단지조성팀장▶
"주민 추천 1명, 포항시 추천 1명, 경상북도 추천 1명으로 감정평가사 3명을 선정하였으며 감정 가격에 만족하지 못하는 보상인들은 지방토지수용위원회,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재감정 후 보상금을 수령하였습니다."

포항시 발전을 위한다는 산업단지 조성이 누군가에게는 수십 년 살던 집과 생업을 잃게 만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조현근)

장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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